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정원 기자] "상대 자극하려는 거 아니에요."
두산 베어스 캡틴 양의지는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가 끝나고 롯데 주장 전준우와 전화 통화를 통해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경기는 두산이 15-12로 승리를 거뒀다. 길었던 일요일 17연패 탈출. 극적인 승리였다. 두산은 8회에만 7점 빅이닝을 가져왔다. 선두타자 강승호, 김기연의 안타에 이어 추재현의 1타점 2루타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에도 김재환의 볼넷에 이어 박계범의 싹쓸이 3루타로 11-12 한 점차를 만들었다. 이어 김인태의 땅볼로 12-12 동점이 되었다.
끝이 아니었다. 정수빈이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양석환이 바뀐 투수 박세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결승 투런홈런을 뽑아내며 환호했다. 이때 양석환은 타구를 바라보며 더그아웃 방향으로 방망이를 시원하게 던졌다. 극적인 상황에서 나온 홈런이었기에 '보기 좋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신인 투수고 롯데 선수들과 팬들을 자극하려는 동작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와 같은 상황에 양의지는 먼저 전준우에게 연락을 취했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롯데를 자극하려고 그런 게 아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일요일 경기에 민감하니까, 미안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만약 상대 팀이 극적인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면 우리도 큰 자극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이해한다. 팬분들이 즐거워하고, 열광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쇼맨십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의지는 이날 문동주를 상대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1회 좌전 안타를 뽑아내더니, 4회에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원한 솔로홈런을 가져왔다.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3월 타율 0.174(23타수 4안타)에 그쳤던 양의지는 4월 타율 0.400(25타수 10안타)를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양의지는 "날씨가 따뜻해지니 컨디션도 올라온다. 베테랑 선수들은 추우면 꽁꽁 언다. 안 풀린다. 난 추위에 약하다"라고 웃으며 "더운 게 차라리 낫다. 경기할 때 긴팔을 잘 안 입는데 입어야 할 정도로 진짜 춥더라. 긴팔 입고는 안타를 하나도 못 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커브였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갔는데 운 좋게 맞았다"라며 "한동안 안 맞다가 연습 방법, 타격 자세 등을 바꿔봤는데 롯데전부터 안타가 나오고 밸런스가 잡혔다"라고 덧붙였다.
개막 시리즈 때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발톱을 맞았던 양의지는 "그것 때문에 한동안 고생이 많았다. 디딤 발에 체중이 안 실리니 타이밍이 하나도 안 맞더라. 그러나 지금은 거의 다 나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잠실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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