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고참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앞서 어느덧 간판타자로 성장한 윤동희와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시즌 초 최악의 스타를 끊었던 롯데는 올해도 LG 트윈스와 개막시리즈를 모두 내주더니, SSG 랜더스와 3연전에서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면서 '패패승패패'으로 작년과 같은 결과가 만들어졌다. 문제점을 꼽으라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문제였던 것은 타선의 침묵이 매우 심각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2년 동안 롯데를 괴롭혔던 부상의 악령까지 들이닥쳤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한동희(상무)와 김민석(두산) 등이 이탈했다면, 올 시즌에는 고승민과 손호영이 내복사근, 황성빈이 손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지난해 롯데의 유격수로 롯데 내야의 중심을 잡아줬던 박승욱도 4경기 연속 무안타로 허덕인 끝에 2군으로 내려갔고, 어느덧 롯데의 간판타자로 성장한 윤동희도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때 등장한 '난세의 영웅'들이 있었다. 바로 베테랑 정훈과 김민성이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되는 정훈은 3월 한 달 동안 타율은 0.214에 불과했으나, 4월에는 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7안타 3타점 4득점 타율 0.292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김민성도 마찬가지다. 김민성은 지난 시즌에 앞서 LG 트윈스와 2+1년 최대 9억원의 계약을 맺은 뒤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 롯데로 복귀했다. 김민성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45경기에 출전해 45안타 5홈런 25타점 타율 0.352 OPS 0.997로 펄펄 날아올랐으나, 막상 1군에서는 3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2군에서 8경기 10안타 2홈런 5타점 타율 0.455 OPS 1.450으로 무력시위를 펼친 끝에 지난달 28일 오랜만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좋은 타격감을 1군에서도 이어가는 중이다. 콜업 첫날부터 멀티히트 경기를 펼친 김민성은 지난 5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는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6일 두산전에서는 올 시즌 첫 번째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이런 베테랑들이 있기에 김태형 감독은 올해 1군 13경기에서 타율 0.179 OPS 0.629로 아쉬움 모습을 보이고 있던 윤동희에게 2군에서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8일 사직 KIA전에 앞서 윤동희의 말소 배경을 묻자 "타이밍도 너무 늦고, 일단 배트가 안 나온다. 2군에서 조금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 같다. 작년과 비슷하지만, 작년에는 (윤동희를) 그냥 놔둬봤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선수들도 있지 않나. 특히 고참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윤동희가 부진하더라도 1군에서 다시 감을 찾을 수 있게 했다면, 올해는 과감하게 2군으로 내리게 된 배경으로 베테랑의 존재를 꼽았다.
현재 '캡틴' 전준우를 비롯해 정훈, 김민성은 롯데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야구 내적으로도 침체된 타선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고, 야구 외적으로도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어주고 있다. 지난 5일 무려 305일 만에 홈런을 터뜨렸던 유강남은 경기가 끝난 뒤 "고참 형들이 팀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계신다. 형들과 함께 팀이 시즌 초반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개인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팀적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할 정도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롯데에 큰 힘이 돼 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고참들이 애절하지 않나"라며 "고참들의 페이스가 좋을 때 (윤)동희도 내려가서 자기 페이스를 찾았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사실 고참들도 너무 안 좋았다. 지금 고참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고 재차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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