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르면 나간다.
KIA 타이거즈 좌완 윤영철(21)이 1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2회말이 시작되자마자 얻어맞자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23)를 준비시켰다. 윤영철을 2회에 교체한 건 KIA도 원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그러나 야구는 언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윤영철은 덕아웃에서 눈물을 훔쳤지만,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를 올려 경기를 냉정하게 운영했다.
황동하는 이날 4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KIA가 3-8로 패배하면서 황동하의 호투가 티 나지 않았지만, KIA는 황동하를 통해 불펜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올 시즌 황동하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다. 크게 빛나지 않지만,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없으면 안 되는 투수다.
패전처리라고 하면 섭섭하다. 긴 이닝을 던져 불펜 소모도 최소화하고, 상황에 따라 짧은 이닝도 소화한다. 필승조는 쓰기 그렇고, 추격조는 연투했을 때, 한 마디로 마운드 운영이 어지러울 때 호출 가능한 투수다. 감독들은 이런 투수들을 1군 엔트리에 1~2명 정도 넣어둔다.
황동하는 올해 김도현과 5선발 경쟁을 벌였다. 오키나와 시리즈 2경기서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 WHIP 1.20이었다. 시범경기 2경기서도 1승 평균자책점 1.50이었다. 성적만 보면 5선발을 맡아도 손색없다.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와 김도현을 놓고 고민하다 150km를 뿌릴 줄 아는 김도현을 5선발로 택했다. 그러나 황동하도 예전의 140km대 초반의 그 황동하가 아니다. 시즌 초반이긴 해도 포심 140km대 중~후반을 찍기 시작했다. 시범경기부터 조짐이 보였다.
실제 2회 유강남에게 초구 148km 포심을 던졌다. 2구 145km 몸쪽 낮게 깔려 들어간 포심에는 유강남이 파울을 치기에 급급했다.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섞으면서 140km대 중반의 포심을 꾸준히 섞었다. 6회 주자 2명을 내보내고 물러나긴 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좋았다.
이날까지 7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6.00. 평균자책점이 높지만, 알고 보면 무실점 경기가 다섯 차례다. 물론 ‘분식회계’도 있지만, 점수를 많이 내준 2경기를 제외하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한다고 봐야 한다. 이 보직은 언제라도 스파이크 끈을 묶을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행보를 보여주는 건 높게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올 시즌 KIA 선발진은 좋다. 그런데 윤영철 외에도 양현종과 아담 올러의 출발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언제나 호출할 수 있는 황동하가 있기 때문에, KI는 유연하게 잘 대처할 수 있다. 만약 윤영철이 다음등판에도 또 흔들린다면, 황동하는 대체 선발투수 1순위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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