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활의 평균자책점 2.35.
KIA 타이거즈가 지난 오프시즌 초반에 장현식을 LG 트윈스에 내줬을 때, 내부에선 최지민이 부활하면 장현식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심재학 단장과 이범호 감독이 좀 더 공격적으로 가자고 합의한 끝에 조상우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2024시즌 통합우승한 KIA에 최지민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2023시즌 센세이션했다. 호주 유학을 다녀온 좌완이 갑자기 147~150km을 뿌리는 파워 피처가 됐다. 그 기세로 쭉 달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까지 받았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다녀왔다. 항저우에서도, 도쿄에서도 마무리 박영현(KT 위즈)에게 배턴을 넘겨준 투수는 최지민이었다.
그런 최지민은 2024시즌이 시작되자 힘든 기색이 역력히 보였다. 따지고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22시즌 이후 제대로 쉬질 못했기 때문이다. 비 시즌을 사실상 반납하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 다녀왔고, 대표팀 일정까지 꼬박 소화했다.
최지민은 1년차 시절처럼 다시 제구 기복이 시작됐다. 구속도 140km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결국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해서 그랬다고 판단했다. 전반기와 후반기에 한 차례씩 1군에서 빼며 휴식기를 줬지만, 최지민은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2023시즌 58경기서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2서 2024시즌 56경기서 3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5.09.
이범호 감독은 최지민의 사기 진작을 위해 그래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넣었다. 최지민도 지난 가을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당시 사력을 다했다. 정재훈 투수코치, 이동걸 불펜코치와 소통도 많이 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았다.
이후 최지민은 2025시즌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후문이다. 쉬기도 쉬었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충실히 소화하며 몸을 만들었다. 그랬더니 올 시즌 초반, 다시 2년 전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9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2.35다.
1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3-6으로 뒤진 6회말 무사 2,3루 찬스서 호출됐다. 추격조로 넣은 게 아니다. 그 상황서 최지민이 막으면 7~9회에 반전을 노릴 요량으로 투입됐다. 이범호 감독의 날카로운 카드가 될 정도로 신뢰를 회복했다.
그리고 최지민은 주중 KIA와의 홈 3연전서 펄펄 난 전민재에게 포심 149km를 뿌렸다. 10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는, 딱 2년 전 그 모습이었다. 이후 황성빈과 고승민을 역시 149km 포심과 슬라이더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수비도움도 받았지만, 최지민의 공에도 힘이 있었다.
KIA 불펜은 시즌 초반 고전한다. 거의 매 경기 불펜에서 실점이 나오다 이번 롯데와의 3연전부터 진정세를 보였다. 최지민이 부활 조짐이고, 조상우와 마무리 정해영도 서서히 회복 추세다. 메인 셋업맨 전상현과 곽도규만 조금 더 힘을 내면 예전의 두꺼운 철벽불펜, 안정적인 9시 야구를 다시 꾸릴 수 있다.
특히 최지민이 2023년의 모습을 보여주면 KIA는 장현식을 잃은 아픔을 정말 잊을 수 있다. 과거 장현식도 이기는 경기에도 나갔지만, 이런 상황서도 제 몫을 해내는 투수였다. 불펜 물량이 풍부해서, 개개인이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갖춰지면, 최지민도 더욱 안정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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