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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상에서 돌아온 뒤 자신과 닮은 10명의 선수.”
MLB.com이 11일(이하 한국시각) 올 시즌 초반 부상에서 돌아와 이름값을 해내는 10명의 선수를 소개했다. 요즘 맹활약하는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장 관심을 모으지만, 그에 못지 않게 관심이 가는 선수가 있다.
2010년대 최고의 메이저리거 마이크 트라웃(34, LA 에인절스)이다. 트라웃은 2019시즌을 앞두고 12년 4억2650만달러(약 6101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트라웃의 시대도 갔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시즌 당 출전경기 수가 36경기, 119경기, 82경기, 29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 부위도 다양했다. 안 아팠던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참 다양한 이유로 병원에 다녔고, 재활했다. 수술도 많이 받았다. 그 사이 메이저리그에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뉴욕 메츠) 등 새로운 슈퍼스타들이 속속 등장했다.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 엘리 데 라 크루즈(신시내티 레즈) 등 젊은 기수들도 계속 나온다.
한 마디로 2010년대 최고스타 트라웃은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오타니가 다저스로 떠나면서 에인절스에 대한 미국 언론들과 팬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들었다. 요즘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팬들은 트라웃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런 트라웃이 올 시즌엔 일단 꼬박꼬박 경기에 나서고 있다. LA 에인절스가 치른 12경기에 모두 출전해 44타수 9안타 타율 0.205 5홈런 11타점 8득점 OPS 0.895다. 애버리지는 떨어지지만 홈런 페이스가 예상 밖이다.
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부터 5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까지 3경기 연속홈런을 치더니, 1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서는 정말 오랜만에 멀티홈런을 가동했다. 이렇게 꾸준히 출전하다 보면 클래스가 있어서, 어느 순간 타격 페이스가 확 올라올 수 있다.
더 이상 중앙 외야를 지키지 않는다. 외야에서 가장 활동량이 많은 중견수 대신 우익수를 보면서 무릎을 적절히 보호한다. 예전 같으면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테지만, 지금 트라웃은 다르다.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코너 외야수로 나간다.
MLB.com은 “트라웃은 2024시즌 마지막 5개월 동안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에인절스는 변화를 가져왔다. 33세의 트라우트는 이제 풀타임 우익수로 포지션을 바꿔 필드에 남기를 희망하고 있다. 트라우트의 슬래시 라인은 세 번의 MVP에 익숙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했다.
그러나 MLB.com은 “트라웃은 여전히 공을 부수고 있다. 지난주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7안타 중 3안타를 몰아쳤습니다. 그리고 금요일에 또 한 번의 홈런을 터뜨린 후, 미래의 명예의 전당에 뭔가가 남아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은 12년 4억2650만달러 계약의 후반부 첫 시즌이다. 앞으로 6년간, 40세 시즌까지 트라웃과 에인절스는 함께 해야 한다. 트레이드 가치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에인절스로선 무조건 트라웃을 안고 가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력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트라웃도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하고, 에인절스도 웃을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해 보인다. 일단 무조건 병원을 덜 가야 한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안 갈 순 없겠지만.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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