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감독은 퇴장을 당한 상황이고, 경기 후반까지 끌려가고 있던 경기를 홈런 한 방으로 뒤집은 히어로가 등장했다. 바로 LG 트윈스 박동원이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서 5-2로 승리했다.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LG는 두산 마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며 7회초까지 1-2로 끌려가고 있었다. 5회말에 염경엽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자칫 흐름이 두산 쪽으로 향할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LG는 집중력을 보였고,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따냈다.
7회말이었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기회가 만들어졌다. 오지환은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문성주가 중전 안타를 쳐 2사 1,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7회초 수비 때 포수 마스크를 쓴 박동원이 첫 타석을 맞았다. 최지강의 초구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역전 3점포를 날렸다.
박동원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출했다.
LG는 8회 오스틴 딘의 적시타까지 더해 5-2로 두산을 꺾었다.
경기 후 박동원은 "좋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이기면 무조건 좋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이 함께 극복해서 승리의 기쁨이 두 배인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2년 전 한국시리즈 2차전 극적인 역전 홈런을 때렸던 장면이 오버랩됐다. 박동원 역시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더라. 원래 손을 들고 하지는 않는데 오늘은 뭔가 색달랐다"고 미소지었다.
첫 타석, 그것도 초구를 공략해서 홈런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박동원은 "운이 좀 좋았던 것 같다. 작년에 봤을 때 최지강의 슬라이더가 워낙에 좋았다. 초구부터 슬라이더가 들어올 걸 대비했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이날 감독 퇴장 후 선수들끼리 더 뭉쳤다고 했다. 주장 박해민이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박동원은 "해민이 형이 선수들 모아서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감독님이 우리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셨는데 오늘 경기만큼은 꼭 이기자'고 강하게 말을 했다"고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짠하더라. 슬펐다. 약간 막 울컥하더라. 감독님이 원래 화를 잘 안내시는데, 오늘은 선수들을 위해서 좀 많이 희생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경기까지 13승 2패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출발이 엄청나다. 박동원은 "사실 투수진이 좋으면 방망이가 아쉽고, 방망이가 좋으면 투수진이 아쉽곤 했다. 항상 완벽한 팀은 없다. 그런데 지금 저희 팀은 완벽에 가깝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잠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