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하의 대투수가 평균자책점 6.64라니.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7)의 시즌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양현종은 11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사사구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4경기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64다.
양현종은 3월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4사사구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월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는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3실점(1자책)했다. 올 시즌 가장 좋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4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볼넷 4실점하더니 이날까지 잇따라 패전을 추가했다. 20⅓이닝을 던지면서 15자책했고, 피안타율 0.321, WHIP 1.72다. 타자들이 양현종의 공을 어렵지 않게 컨택하고, 곧잘 안타를 만들어낸다.
양현종은 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수다. 요즘 KBO리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투심이나 커터 등 무빙패스트볼은 구사하지 않는다. 포크볼이나 스위퍼처럼 요즘 투수들이 많이 던지는 공을 던지는 것도 아니다. ABS 시대에 투수들의 중요 무기인 커브도 많이 구사하는 편은 아니다.
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넣는 능력이 좋아서 롱런해왔다. 구속도 출력을 높일 땐 여전히 140km대 후반까지 나온다. 그런데 올 시즌은 초반이라도 심상치 않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포심 피안타율이 0.382다. 슬라이더도 0.353이다. 체인지업과 커브는 0.208. 0.200으로 좋다.
11일 SSG전을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김선우 해설위원은 올 시즌 양현종이 간혹 공을 뿌리는 게 아닌, 밀어서 던지는 느낌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진단했다. 투수 출신이라서 투수의 디테일한 부분을 캐치하는 능력이 좋은 해설자다. 체크해볼 필요는 있다.
시즌 초반 이례적인 부진이지만,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양현종이 볼넷이 많은 건 아니다. 탈삼진 16개에 사사구 11개면 볼삼비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멸하는 건 아니다. 결국 투구패턴, 볼배합 등에 대한 연구와 투구밸런스 점검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양현종은 매년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특유의 촘촘한 루틴과 관리로 결국 극복하고 이겨냈다. 자체 조정능력이 워낙 좋은 투수여서, 금방 본래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 초반이라서 급할 필요도 없다. 송진우의 210승, 3003이닝으로 가는 길(179승-2524이닝) 역시 큰 이상은 없다.
단, 이번엔 안 좋은 흐름이 길어지는 것도 맞다. 작년 7월 1승 평균자책점 3.03을 찍은 뒤 8월 3승 평균자책점 4.88, 9월 1승2패 평균자책점 5.64였다. 한국시리즈 5차전 역시 2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5실점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부터 양현종의 이닝을 적극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시점은 이의리가 돌아올 여름일 가능성이 크다. 대투수의 자체조정능력을 믿고 기다릴 시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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