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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데 한번 하고 싶지 않냐?”
지난 1월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한 류현진(38, 한화 이글스)이 김광현(37, SSG 랜더스)에게 했던 말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기회가 되면 나가고 싶다는 얘기였다. 김광현도 웃으며 “형이 부르면 나간다”라고 했다.
실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한화로 돌아오면서 태극마크에 대한 희망을 넌지시 드러냈다. 김광현도 농담으로 받아쳤지만, 결국 류현진과 생각이 같았다. 마침 류지현 대표팀 감독도 내년 WBC에 나이와 무관하게 대회규정 속에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의 명언, “대표팀은 증명하는 곳이다”라고 했다. WBC나 프리미어12 정도의 대회라면 최정예 대표팀을 꾸리는 게 맞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걸 비 시즌에 확인했다. 젊은 선수들의 대표팀 경험쌓기 목적의 대회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나 아시안게임이면 충분하다는 논리다.
이후 류현진과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대표팀에 선발되면 기꺼이 간다고 재확인했다. 시즌 초반, 두 사람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켜 나가고 있다. 류현진은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35, 김광현도 4경기서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08.
류현진은 11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서 6이닝 1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물론 상대가 키움이었다. 심지어 루벤 카디네스와 이주형, 최주환 등 주력타자들도 출산휴가와 잔부상으로 빠지면서 상대하기 수월했던 건 맞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컨디션이라면 카디네스, 이주형, 최주환이 정상적으로 뛰어도 결과가 크게 안 달라졌을 듯하다.
류현진의 시즌 출발이 좋다. 2024시즌의 경우, 급히 한화 유턴이 결정되면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못 보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비활동기간 개인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철저하게 준비했다. 업계에선 류현진이 올해 작년보다 더 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김광현도 절치부심이다. 지난 시즌 사실상 커리어로우를 찍었다. 사이버 윤석민에서 SSG가 본인 때문에 2024시즌 5강에 못 갔다고 자책했다. 파워피처에서 스타일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과정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2피안타 8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했다. 비록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전성기를 보는 듯한 내용이었다. 삼성 젊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작년보다 올해 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시즌 초반이라서 선수들을 평가하기에 매우 이르다. 그래도 각 팀 주요선발투수들의 출발과 류현진, 김광현을 비교해보면 류현진과 김광현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젊은 투수들 중에선 삼성 원태인(3경기 평균자책점 1.59), KIA 타이거즈 김도현(3경기 평균자책점 1.56), LG 트윈스 손주영(3경기 평균자책점 2.25)이 눈에 띈다. 30대 초반까지 범위를 넓히면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4경기 평균자책점 3.24), LG 트윈스 임찬규(3경기 평균자책점 0.83)가 돋보인다. 특히 임찬규는 대단한 수준이다.
최근 내년 WBC 일정이 확정됐다. C조의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체코, 일본, 호주, 대만과 맞붙는다. 투구수 제한이 있지만, 선발투수의 중요성은 크다. 어쩌면 내년 WBC서 합계 75세 원투펀치, 38세 류현진과 37세 김광현이 뜰지도 모를 일이다. 긴 호흡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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