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2구에서 101구, 101구에서 84구.
키움 히어로즈 특급루키 정현우(19)가 시즌 2승을 챙겼다. 정현우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정현우는 3월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데뷔, 5이닝 8피안타 4탈삼진 7볼넷 6실점(4자책)했다. 122구를 던지며 결국 승리투수가 됐다. 대신 한 차례 등판을 거른 뒤 6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 등판,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5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리고 이날은 5일 쉬고 엿새만에 등판한,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한 날이었다. 결과적으로 3경기 연속 5이닝을 채웠고, 타선의 도움도 적절히 받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눈에 띄는 건 역시 투구수. 첫 경기 122구, 두 번째 경기 101구에 이어 이날 투구수는 단 87구였다.
똑같이 5이닝을 던졌는데 왜 투구수가 이렇게 차이가 났을까. 역시 볼넷이다. 정현우는 이날 단 1개의 볼넷만 기록했다. 첫 두 경기 볼넷이 무려 12개였다. 안타를 덜 맞아도 투구수 관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볼넷이라는 이름의 공짜 출루를 줄여야 투구수 관리가 훨씬 쉬워진다. 사실 84구면 6회에도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지만, 홍원기 감독은 무리하지 않았다.
사사구, 투구수 이슈를 빼놓고 보면, 알고 보면 정현우는 꾸준하다. 물론 구속이 생각보다 안 나오는 건 맞다. 이날도 1회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딱 한 차례 147km을 뿌렸다. 대부분 140km~144km 수준이었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자신의 공을 던진다는 점이다. 포심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를 두루 섞어 한화 타선을 2점으로 막아냈다. 위기서 적시타도 맞고, 볼넷도 내주지만 그렇다고 도망가면서 ‘볼볼볼볼’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몸쪽 승부도 할 줄 안다.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구속은 본인 말로는 더 오를 것 같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 긴 호흡을 통해 프로 밥을 몇 년 더 먹고, 체계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몇 년이 흘러 오를 수도 있다. 지금처럼 정교한 커맨드에 힘을 쓰면 충분히 5이닝 이상 던지는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부드러운 투구폼이 최대강점이다. 고졸 신인치고 체구가 빈약한 것도 아니다. 부상 위험도 낮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지금처럼 계속 경험을 쌓다 보면, 어디까지 성장할지 정말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현종의 후계자’라는 말이 그냥 나온 건 아니다. 아직 검증 받으려면 갈 길이 멀지만, 지켜볼 만한 투수인 건 확실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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