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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늦깍이 빅리거' 스가노 토모유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홈 팬들 앞에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4⅔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안타를 허용하는 등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맞았다.
스가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투구수 73구,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3실점(3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에서만 무려 136승을 수확,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은 물론 MVP 타이틀까지 손에 쥐며 35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스가노는 직전 등판에서 캔자스시티 로얄스를 상대로 빅리그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당시 스가노는 5⅓이닝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 등판이었던 이날은 그야말로 최악의 하루였다.
스가노는 1회 경기 시작과 동시에 보 비셋에게 2루타를 맞으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는 타구속도 무려 112.1마일(약 180.4km)의 1타점 2루타를 허용, 선취점을 헌납했다. 이후 스가노는 안드레스 히메네스에게도 안타와 도루를 허용하며 2, 3루 위기에 처했으나,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부터 매 이닝 실점이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알레한드로 커크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네이선 루크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더니, 알렌 로든에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첫 맞대결에서 무릎을 꿇었던 비셋에게 다시 한번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래도 게레로 주니어를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아낸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계속해서 스가노는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 3회초에는 선두타자 앤서니 산탄데르를 상대로 0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에 어중간한 높이의 직구를 던졌다가, 우월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3실점째를 마크했다. 105.7마일(약 170.1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홈런 이후 스가노는 안드레스 히메네스-조지 스프링어-윌 와그너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고, 4회에는 선두타자 커크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병살타를 곁들이며 처음 무실점 이닝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5회 비셋-게레로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다시 한번 위기에 몰렸다.
이후 산탄데르를 뜬공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잡히기도 전에 태그업을 했던 게레로 주니어의 아웃카운트까지 손에 넣는 행운을 맛보며 빠르게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쌓았으나, 더 이상의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다.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스가노는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고, 끝내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강판됐다.
스가노가 마운드를 내려가자, 볼티모어 타선은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하면서 5회말 2점, 6회말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스가노는 패전 위기를 면하게 됐다. 그리고 7회초 한 점을 내주면서 5-4로 턱 밑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며 토론토를 격파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스가노는 경기 후 "선두타자 비셋을 상대로 쉽게 들어가버려서 좋은 출발을 하지 못한 것이 전부였다. 홈 구장에서 던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좋은 점도 있었다"고 세 번째 등판을 돌아봤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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