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승리 요건을 갖춘 최승용을 과감하게 교체하는 결단을 내릴 정도로 총력전을 펼친 두산 베어스가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그 중심에는 올해 새롭게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제이크 케이브의 마수걸이 홈런이 있었다.
두산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9-2로 승리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산의 투·타 균형은 완벽했다. 선발 최승용이 순항하던 중 갑작스럽게 흔들리면서 4⅔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5피안타 5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박치국(⅓이닝)-최지강(2이닝)-홍민규(1이닝)-김택연(1이닝)이 탄탄한 투구를 뽐냈고, 타석에서는 제이크 케이브가 5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정수빈(중견수)-박계범(2루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3루수)-김기연(포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좌익수), 선발 투수 최승용.
LG :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송찬의(중견수)-구본혁(2루수), 선발 투수 손주영.
전날(12일)부터 두산과 LG의 '잠실라이벌' 맞대결의 가장 큰 훼방꾼은 날씨였다. 전날 잠실구장에는 비로 인해 경기 개시가 1시간 이상 늦춰지는 등 선수들이 매우 쌀쌀한 날씨 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였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1회초 첫 타자 정수빈이 LG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터뜨린 뒤 우박과 강풍으로 인해 7분 동안 한차례 경기가 중단됐다.
그런데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1회말 LG의 공격이 시작된 후에도 우박과 강풍으로 7분 동안 경기가 멈췄고, 2회에도 4분, 6회에도 9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특히 잠실구장은 두꺼운 외투가 없으면 야구를 관람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쌀쌀한 날씨 속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실라이벌의 열기는 뜨거웠다. 오후 2시 57분 기준으로 2만 3750장의 티켓이 모두 판매되며, LG는 9번째 매진의 기쁨을 맛봤다.
선취점을 손에 넣은 것은 4연패의 두산. 두산은 1회 선두타자 정수빈의 2루타, 박계범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1사 3루 찬스에서 제이크 케이브가 땅볼로 한 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추운 날씨의 탓인지, LG 선발 손주영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양의지가 볼넷을 얻어낸 뒤 양석환의 안타, 강승호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고, 김기연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간격을 벌렸다.
대량 득점 찬스에서 2득점에 그친 것은 아쉬움이 큰 대목이었지만, 두산은 곧바로 간격을 벌려나갔다. 3회초 선두타자 케이브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물꼬를 튼 후 양의지가 연속안타를 폭발시키며 1, 3루 기회가 찾아왔다. 여기서 두산은 양석환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꿨고, 3점째를 손에 쥐었다.
두산은 일찍 승기를 잡았다. 두산은 4회초 박준영의 안타, 조수행의 희생번트에 야수 선택, LG 손주영의 폭투로 또다시 기회를 잡았다. 이후 정수빈이 적시타로 한 점을 달아났고, 이어지는 1, 2루 찬스에서 케이브가 LG의 바뀐 투수 이지강을 상대로 2구째 142.5km 직구를 공략, 우월 스리런포를 폭발시켰다. 타구속도 163.3km의 비거리 118.9m짜리 KBO리그 데뷔 첫 홈런.
LG는 7점차까지 간격이 벌어지자 오스틴을 비롯해 오지환, 박동원을 빼고 휴식을 부여했다. 그런데 주전이 빠진 뒤 LG가 추격을 시작했다. 4회 이주헌의 몸에 맞는 볼, 송찬의의 안타로 마련된 찬스에서 구본혁이 적시타로 고삐를 당겼다. 그리고 5회에도 득점은 이어졌다. 두산 선발 최승용은 4⅔이닝을 단 1점으로 막아내고 있었는데, 5회에만 4개의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렸다.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승용은 이닝을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지만 이승엽 감독은 단호했다. 이에 박치국이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점수차는 5점까지 좁혀졌다. 그래도 이승엽 감독의 승부수는 통했다. 큰 위기를 단 1점으로 막아냈기 때문. 그리고 두산은 6회초 공격에서 두 점을 다시 달아나면서 승기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선발 최승용(4⅔이닝 2실점)이 내려간 뒤 박치국(⅓이닝)-최지강(2이닝)-홍민규(1이닝)-김택연(1이닝)을 투입했고, 불펜 투수들이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길었던 4연패를 끊어내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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