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범호 감독의 오선우 콜업은 적중했다.
KIA 타이거즈는 어떻게든 침체된 흐름을 바꿔야 했다. 타선이 13일 광주 SSG 랜더스전서 모처럼 힘을 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가 취소된 12일에 1군에 부른 3명의 선수를 모두 경기에 투입해 분위기 환기를 꾀했다.
김대유가 부진했고, 한승택은 경기 막판에 투입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지명타자로 투입된 오선우다. 오선우는 2번 지명타자로 나서서 4타수 1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했다. 특히 2-2 동점이던 5회말 2사 3루서 SSG 우완 문승원의 초구 142km 투심을 받아쳐 중월 결승 투런포를 쳤다.
오선우는 인하대를 졸업하고 2019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입단한 왼손타자다. 내야수지만, 외야수도 병행한다. 1군 통산 132경기서 타율 0.190 8홈런 27타점 20득점 OPS 0.599다. 타격이 그렇게 좋다는 평가는 못 받았다.
그러나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이 괜찮았다. 19경기서 74타수 25안타 타율 0.338 4홈런 19타점 20득점 OPS 1.007로 맹활약했다. 이범호 감독은 그런 오선우를 놓치지 않았다. 분명 진갑용 2군 감독의 추천이 있었을 것이고, 이범호 감독도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과감하게 1군에 올려 선발로 기용했다. 경기가 취소된 12일에도, 사실 오선우는 선발라인업에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오선우는 2024시즌을 준비할 때, 주전 1루수 후보군이었다. 오키나와 캠프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이우성, 변우혁과 함께 1루 수비훈련도 받았고, 타격훈련도 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이우성을 주전 1루수로 찍었지만, 오선우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절대 하루아침에 툭 튀어나온 선수가 아니다.
KIA는 이날 모처럼 타선이 폭발하며 최하위서 벗어났다. 그러나 여전히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한걸음 차다. 갈 길이 멀다. 기존 멤버 대다수는 작년만큼의 생산력을 못 내고 있고, 일부는 2군에 내려갔다. 또 일부는 부상으로 선수단에 없다.
여전히 KIA는 비상시국이다. 오선우 같은 케이스가 더 나오면 나올수록 좋다. 2군도 남부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2군에서 쓸 만한 선수들을 계속 발굴하고, 활용법을 찾는 게 지도자들의 역할이다.
당분간 오선우가 1군에서 중용될 듯하다. 자연스럽게 기존 주축멤버들에겐 건전한 긴장감을, 백업들과 2군 멤버들에겐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면서 팀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 오선우의 결승 홈런은 이날 KIA에 단순한 한 방이 아니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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