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모든 공을 당겨치기보다는 센터 쪽으로 보내는 걸 목표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멀티 홈런 경기를 만들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그 비결로 이정후는 '기본'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4타석 3타수 2안타 2홈런 1볼넷 2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연타석 홈런의 제물이 카를로스 로돈이라 더욱 뜻깊다. 로돈은 지난 시즌 16승 9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한 수준급 좌완 투수다. 빅리그에서 11년을 뛰며 좌완 상대로 단 19홈런을 허용, 좌타자 상대로 극강의 성적을 자랑한다. 이날 전까지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적이 없다. 이정후가 선발 라인업에서 유일한 좌타자였을 정도.
첫 타석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4회초 1사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신고했다. 3-2 풀카운트에서 로돈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이정후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됐다. 이정후의 시즌 2호 홈런.
기세를 이어갔다. 팀이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1, 2루 세 번째 타석,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로돈의 높은 커브를 잡아당겼다. 이 타구는 110.6m를 비행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이정후의 시즌 3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1호 연타석 홈런. 로돈 역시 첫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다.
이정후의 홈런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는 5-4로 승리했다. 양키스 원정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챙겼다. 샌프란시스코는 2002년 처음으로 양키스와 격돌했고,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우세 3연전을 만들었다. 시리즈 3홈런을 때려낸 이정후가 단연코 1등 공신.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다루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자인 애런 저지와 최근 월드시리즈 진출 경험이 있는 강력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이정후는 그 누구보다 눈부시게 빛났다"고 평했다.
경기 종료 후 이정후는 "로돈은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이고,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는 모든 공을 당겨치기보다는 센터 쪽으로 보내는 걸 목표로 했다. 결과가 아주 좋았다"고 했다.
타격의 기본이다. 선수들은 경기 전 가볍게 센터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을 하곤 한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서는 무리해서 타구를 잡아당기려다 아웃되는 경우가 잦다. 기본을 지킨 이정후의 타격이 멀티 홈런으로 돌아왔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로건 웹은 "작년엔 드디어 그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부상을 당했다. 올해 그게 현실이 됐다. 엄청난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외야 수비도 훌륭하다"라며 "그는 정말 공을 잘 맞히는 타자라고 생각한다. 이제 파워까지 붙는 걸 보게 되니까 모두가 기대하던 모습이다. 게다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팀 동료다"라며 극찬을 남겼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