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강 옆 잔디에서 캐치볼도 했어요."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은 최근 바쁜 나날을 보냈다. 아내의 출산 때문에 일본 히로시마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앤더슨은 3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이 끝난 후 일본으로 향했다. 아내의 당초 출산 예정일이 3월 26일이었다. 하지만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넘어갔음에도 아이가 나오지 않았고 앤더슨은 팀을 위해 귀국 결정을 내렸다. SSG는 만류 의사를 전했으나 앤더슨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4월 6일 한국에 들어왔다.
앤더슨이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준비할 때 일본에서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다. 7일 아내가 아들을 출산한 것. SSG 관계자는 "7일 오후 앤더슨 선수의 첫째 아들이 일본에서 건강히 태어났다. 아이의 이름은 '노아'이고, 본인과 일본인 아내가 모두 부르기 쉬운 이름을 고민해지었다"라고 했다.
앤더슨은 아빠의 책임감 덕분일까.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
10일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던 앤더슨은 아내와 갓 태어난 아들 노아를 보고 12일 귀국했다. 그리고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5이닝 3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1실점 호투를 보였다.
16일 만났던 앤더슨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경기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걱정이 있었는데, 끝까지 잘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개막 두 경기 등판 기록은 좋지 않았다. 3월 2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 3⅔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4실점 노 디시전, 3월 28일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5실점(3자책) 패전을 기록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두 경기는 다르다. 평균자책 7.27에서 3.92까지 낮췄다.
이숭용 감독은 "우리의 피드백을 일본에 가서 잡아온 후에 구위가 완전히 달라졌다. 또 와이프 얼굴도 보고, 아들 얼굴도 봤으니 힘이 더 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초반에 두 경기가 좋지 않았다. 일본 가기 전에 데이터 팀이랑 미팅을 통해 어느 부분에 수정이 필요한지 상의했다. 그동안 몸이 열리면서 투구를 했던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를 보며 힘을 낸다.
앤더슨은 "일본에서 아내와 아기랑 좋은 시간을 보냈다. 많이 떨어져 있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며 "매일 영상 통화를 하고 있고, 아내가 아기 영상이나 사진을 매일 보내주고 있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모두가 궁금해할 것이다. 일본에서 어떻게 몸을 만들었을지.
그는 "일단 아내의 부모님과 함께 지냈다. 저녁 전까지는 불펜 포수와 훈련을 했다. 집 주변에 캐치볼을 할 수 있는 구장이 있다. 만약 대여가 안 되면 강 옆에 위치한 잔디밭에서 캐치볼을 했다"라며 "굉장히 흥미로운 한 주였다. 또 히로시마는 야구 선수 사생활에 관심이 많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더라. '야구 선수 아니세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고, 히로시마 공항에 자주 갔다 보니 '앤더슨 또 왔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라고 웃었다.
앤더슨은 SSG에서 뛰기 전 2022년과 2023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몸을 담은 바 있다.
앤더슨은 지난 시즌 중반 로버트 더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대체자로 왔음에도 24경기(115⅔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 3.89로 호투했다. 특히 158탈삼진으로 9이닝당 12.29개의 삼진을 잡는 괴력을 보여줬다. KBO리그 최소 이닝 100탈삼진 신기록도 세웠다.
KBO리그를 밟는 많은 외국인 투수들은 류현진의 정규 시즌 정규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 17탈삼진을 깨고 싶다고 한다. 전날 코디 폰세(한화)도 그렇게 말했다. '탈삼진 머신'이라 불리는 앤더슨의 생각은 어떨까.
앤더슨은 "삼진에 별로 신경은 쓰지 않는다. 물론 삼진 잡으면 기분은 좋다. 그러나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그냥 상대가 초구를 쳐서 아웃 잡는 게 더 좋다. 또 볼넷을 줄이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인천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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