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차, 오는 24~30일 울산1공장 1·2라인 가동 중지
미국 현지 생산 증가로 인한 국내 생산 감소 '불안감'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코나EV 국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전기차 시장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현대차가 지난 2월에 이어 또 한 번 공장을 멈추면서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4∼30일 울산 1공장 1·2라인(아이오닉 5·코나EV 생산)의 가동을 중단하고 휴업에 돌입한다. 이는 올해 2번째로, 앞서 현대차는 지난 2월 24~28일에도 울산 1공장 1·2라인 가동을 중지했다.
현대차는 줄어드는 국내 전기차 수요와 유럽과 캐나다 등 주요 수출국들의 보조금 폐지가 이어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아이오닉5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9.2% 줄어든 1129대에 그쳤다. 또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4% 줄어든 1만4213대에 머물렀다.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독일은 지난해 12월 예산 절감을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종료했고, 캐나다는 예산 조기 소진으로 보조금 정책을 폐지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2월 가동 중지 이후 조립할 차량 없이 컨베이어벨트만 돌아가는 방식인 '공피치' 방식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했으나, 더는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유럽과 캐나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지로 아이오닉5 등의 전기차 차종 오더 물량이 급감했다"며 "트럼프 관세 정책 등에 따라 전기차 생산·판매 실적 및 백오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울산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오는 2028년까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증설과 현대제철 전기로 제철소 건설 등을 포함해 미국 현지에 3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HMGMA를 통해 생산량을 50만대까지 늘려 미국 내 120만대 생산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이 건설하는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자동차 공장에 직접 강판을 공급해 물류비 절감과 함께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공화당 소속으로 4선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드류 퍼거슨을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전격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관세 대응에 나섰다.
문제는 현대차가 미국 현지화에 집중하면서 그 여파가 국내 공장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일 전기차 핵심 차종의 생산이 해외로 이동할 경우, 국내 전기차 전용 라인의 일감이 줄어들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본격적인 가동이 기대됐던 울산 6공장(전기차 전용공장)의 완공 기점이 연기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 6공장의 가동이 1~2년 미뤄질 수 있다는 말도 있다"며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으로 수출도 녹록치 않아 국내 생산 현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차 역시 올해 국내에 지난해(20조4000억원)보다 19% 이상 증가한 24조3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발표한 만큼,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HMGMA 준공식에서 미국 생산 확대에 따른 국내 생산 영향에 대해 "국내 생산이 저하되는 것보다는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미국에서 증량한다고 해도 국내에서 내수 진작 또는 수출을 위해 생산을 늘려야 된다고 생각해 상품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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