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속된 말로 정신줄 안 놓는다.”
잠실 아이돌은 옛말이다. 이제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정수빈(35)이 달려온 세월과 기록이 말해준다. 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홈런으로 통산 1500안타를 달성했다. 이미 베어스 좌타자 통산 최다안타 1위다.
두산 출신으로 통산 최다안타를 기록 중인 야구인은 2046안타의 홍성흔(49)이다. 2위가 현재 간판스타 양의지(38)의 1837안타다. 뒤이어 ‘두목곰’ 김동주(49)의 1710안타다. 1502안타의 정수빈이 베어스 최다안타 4위다. 좌타자들 중에선 1위. 베어스 프랜차이즈 중에선 이미 김동주에 이어 2위라는 게 구단의 설명.
얼굴이 동안이지만, 30대 중반이다. 잠실 아이돌은 옛말이고, 베어스 리빙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다른 기록들을 봐도 알 수 있다. 3루타의 경우 87개로 1위 전준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100개)을 위협하는 유일한 현역 선수다. 통산 2위다.
득점은 932개로 베어스 1위, 도루도 333개로 베어스 1위다. 베어스 출신들까지 포함하면 474개의 정수근, 340개의 이종욱 삼성 라이온즈 코치가 보인다. 올해 당장 이종욱 코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1701경기로 홍성흔(1957경기), 양의지(1855경기), 김재호(1793경기) SPOTV 해설위원에 이어 4위다. 올해 김재호 위원을 넘어선다.
정수빈은 2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홈런은 1년에 2~3개씩 치는데, 1년 중에 2~3개 칠 것 중 하나가 나왔다”라고 했다. 구단은 1500안타 기념공을 잡은 팬을 VIP석으로 옮겨드리고, 공을 회수했다. 홈런을 많이 치지 않는 선수의 1500안타가 크게 기억에 남을 듯하다.
베어스 좌타자 최다안타 주인공은, 2000안타를 바라본다. 6년 56억원 FA 계약의 5년차이고, 2026시즌을 마치면 한 번 더 계약이 필요하다.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에 정확한 타격을 자랑한다. 스피드도 20대 전성기만 못하긴 해도 여전히 리그 상위권이다.
정수빈은 “2000안타가 정말 쉽지 않은데 꼭 치고 싶다. 3루타도 100개 넘게 쳐서 한국프로야구에서 제일 많이 친 기록을 남기고 싶다. 두산 소속으로 제일 많은 경기 출전, 제일 많은 도루, 득점도 남겨보고 싶다”라고 했다.
위에 언급한 기록 모두 최대한 순위를 올리고 싶다는 건전한 욕심이다. 그 중에서도 2000안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정수빈은 “3년은 좀 힘들 것 같고, 4년이면 2000안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프지 않고 계속 경기를 뛰면 넘어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연차가 쌓이면서 야구를 큰 그림에서 바라보는 힘이 생겼다. 정수빈은 “나이를 먹었다고 해이해지지 않는다. 은퇴하는 날까지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한다. 속된 말로 정신줄을 안 놓고 있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운동량도 알아서 조절한다. 정수빈은 “어릴 땐 어느 정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지금은 많이 쉬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경기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많이 쉬고 몸 상태를 좋게 유지하려고 한다. 타격감이 안 좋으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컨디션을 좋게 하려면 연습량을 줄이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스스로 느낀다. 정수빈은 “야구를 오래 하면서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내가 야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타석에서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이해도가 높아졌다. 시야가 넓어졌다. 지금이 차라리 나이 먹고 전성기이지 않나”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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