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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메이저리그를 폭격하고 있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모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이정후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이정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0.355의 시즌 타율은 0.333까지 떨어졌다.
▲ 선발 라인업
샌프란시스코 : 엘리엇 라모스(좌익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이정후(중견수)-맷 채프먼(3루수)-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루이스 마토스(우익수)-타일러 피츠제럴드(2루수)-데이비드 비야(1루수)-샘 허프(포수),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
에인절스 : 테일러 워드(좌익수)-루이스 렝기포(3루수)-마이크 트라웃(우익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놀란 샤누엘(1루수)-로건 오해피(포수)-잭 네토(유격수)-노 아델(중견수)-팀 앤더슨(2루수), 선발 투수 기쿠치 유세이.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인해 37경기 만에 시즌을 종료하게 됐지만, 올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후. 지난 1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전날(20일)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는 등 메이저리그 2루타 1위, 타격 4위를 달릴 정도로 감이 좋은 가운데, 이날 기쿠치와 '한·일 맞대결'을 갖게 됐다.
첫 타석에서 안타는 없었다. 1회초 1사 1루에서 기쿠치와 맞붙은 이정후는 2B-2S에서 기쿠치의 6구째 93.7마일(약 150.8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쳤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날 기쿠치도 이정후와 승부를 의식한 것인지, 1회 93.5마일(약 153.4km)로 가장 빠른 볼을 뿌리며 맞대결을 가졌고, 기쿠치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정후가 아닌 기쿠치가 미소를 지었다. 0-0으로 맞선 3회초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기쿠치의 초구 95.6마일(약 153.9km)의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이번에도 뜬공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세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 앞서 직구에 두 번 반응했지만,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이정후. 이번엔 기쿠치의 슬라이더를 노렸으나,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이정후는 경기 중반까지 타석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매우 인상적인 수비력을 뽐냈다. 샌프란시스코가 3-1로 근소하게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루이스 렝기포가 저스틴 벌랜더와 무려 10구 승부 끝에 중견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다. 안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였던 타구. 여기서 이정후가 날아올랐다.
이정후는 내야 방면으로 빠르게 대쉬 한 뒤 몸을 날렸고, 렝기포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벌렌더 또한 안타라고 생각한 듯했으나, 이정후가 다이빙캐치로 그물망 수비를 펼치자, 오른팔을 하늘로 치켜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타구가 이정후에게 잡힌 렝기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기대타율 무려 0.870짜리 타구를 뜬공으로 바꿔낸 순간.
너무 좋은 수비를 펼친 탓일까. 네 번째 타석에선 운이 따르지 않았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바뀐 투수 이안 앤더슨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홈런성 파울을 친 뒤 좌익수 쪽에 안타성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여기서 에인절스 좌익수 테일러 워드가 이정후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안타를 빼앗겼다. 그리고 4-1로 앞선 8회말 1, 2루에서는 마이클 다렐-힉스를 상대로 무려 101.1마일(약 162.7km)의 만들어냈으나, 이번엔 타구가 1루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면서 5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충격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에 앞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리빙레전드' 저스틴 벌랜더가 6이닝 동안 투구수 98구,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는 등 9회초까지 4-1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라이언 워커가 무려 4점을 헌납했고, 4-5로 패하며 에인절스와 3연전을 루징시리즈로 마무리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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