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겁 많은 기자가 말하는, 무섭지만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영화
공포와 쾌감의 절묘한 균형
[마이데일리 = 한소희 기자] 무서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은 못 본다. 으스스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손이 올라가 눈을 가린다. 하지만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눈 뗄 수 없는 몰입감 속에서 끝까지 다 봤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컬트 물이 아니다. 빙의, 퇴마, 악의 존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중심에 인간적인 이야기와 다크 히어로의 통쾌한 액션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 속 마동석은 그야말로 통쾌한 해결사다. 범죄자보다 더 악한 존재들을 상대로 폭발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범죄자를 때려잡는 장면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여 속이 시원했다"고 말했다. 특히나 이 영화의 매력은 그 시원함이 '공포'를 이기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무섭고 긴장되는 순간마다 강한 쾌감이 공포를 밀어낸다.
사운드의 몰입감도 대단했다. 음향의 울림과 공간감 덕분에 배우들의 액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마동석은 "이 영화는 사운드와 타격감을 더 효과적으로 느끼기 위해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봤다면 중간에 멈췄을지도 모르지만 극장에서의 몰입감은 영화에 더 빠져들게 했다.
정지소와 경수진이 연기한 자매 캐릭터도 인상 깊었다. 단순히 악을 몰아내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를 지키고자 하는 인물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정지소는 빙의된 소녀 '은서' 역을 맡아 여린 감성과 극단적인 변화를 오가며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경수진은 "동생을 살리고 싶은 절실함을 연기에 담고자 했다"며 깊은 몰입을 드러냈다.
이다윗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중간중간 빵 터지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장르에 어울리는 무게감과 함께 유쾌한 장면을 선보여 긴장감의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갔다. 서현은 동서양의 퇴마의식을 결합한 독특한 캐릭터 샤론으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타일링부터 성격, 존재감까지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감독 임대희는 "엑소시즘 장르는 익숙하지만 그 안에서 따뜻함과 새로운 구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소감을 밝혔다. 기존 장르물을 비틀어 만든 이 세계관은 흥미로웠고 배우들의 호흡이 어우러져 완성도 있는 영화를 탄생시켰다.
겁쟁이인 내가 끝까지 보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섭지만 무섭기만 한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릴과 공포, 액션과 휴머니즘, 판타지적 상상력까지 더해져 어느 한 장르로 정의하여 설명할 수 없는 영화이기에 '한 번쯤 봐야 할' 영화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30일 개봉 예정이다.
한소희 기자 sohee022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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