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앞에 누가 하나 딱 잡아주면 괜찮을 텐데…"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작년과 같은 스타트를 끊는 듯했다. 지난해 롯데는 부상자들이 쏟아지고, 불펜이 무너지는 등 개막 이후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는데, 올해도 롯데는 LG 트윈스와 개막시리즈에서 2패,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는 등 '패패승패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는 1승 4패 스타트를 끊은 이후 단 한 번도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던 만큼 올해도 같은 길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롯데는 3월 막판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 4월 한화 이글스와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성공하는 듯했으나,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연달아 루징시리즈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조금 다른 모양새다. 시즌 초반 '꼴등'을 경험했던 롯데는 지난 11~12일 NC 다이노스와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수확하더니, 15~17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시즌 첫 스윕에 성공하는 등 승률을 5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에서도 2승 1패를 수확하며, 22일 경기 개시 전을 기준으로 13승 1무 11패 승률 0.542로 리그 4위를 질주하고 있다.
롯데가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데에는 '트레이드 복덩이'의 홀약들이 숨어 있다. 롯데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정철원과 전민재를 영입했다. 정철원은 14경기에서 2승 1패 7홀드를 기록 중. 홀드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전민재는 24경기에서 29안타 타율 0.397 OPS 0.957로 펄펄 날아오르며 '50억 유격수' 노진혁과 '예비 FA' 박승욱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주고 있다.
현재 '잘 나가는' 롯데에 가장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불펜이다. 김상수가 13경기에서 1홀드 1세이브, 박진이 1승 1홀드 1세이브, 정현수가 17경기에 등판해 2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큰 힘을 보태고 있지만, 정철원 외에도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박진형이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최고 148km라는 전성기 시절의 구속을 마크했으나, 아직 1이닝을 믿고 맡기기엔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김태형 감독 또한 최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정철원 외에도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원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바로 구승민이다. 구승민은 2024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2+2년 총액 21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롯데 잔류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 때부터 구속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는 등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LG를 상대로 ⅔이닝 4실점(4자책)으로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구승민의 가장 큰 장점은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낙차 큰 포크볼. 하지만 최고 구속이 140km 중반에 불과한 구승민은 당장 1군에서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 이에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를 비롯해 정규시즌이 시작된 이후에도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진 구승민이 원래의 폼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난달 27일 2군행을 통보했다.
공인구도, 수준도 다르지만 구승민은 2군에서 어느 정도 폼을 되찾은 모습이다. 현재 구승민은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 2군을 상대로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마크하는 과정에서 구승민은 최고 147km를 마크했다. 구승민이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는다면, '필승조' 정철원과 '마무리' 김원중의 부담도 덜어낼 수 있을 터.
아직 최준용이 2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을 고려한다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승민이다. 구승민의 복귀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롯데 불펜의 과부하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구승민의 이른 복귀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1군 복귀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분명한 건 1구에서 최고 144km에 불과했던 구속이 무려 147km까지 치솟았다는 점.
현재 롯데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는 정철원-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에서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 그래서 5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구승민의 부활이 더 기다려진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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