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순은 감독님이 결정하는 것.”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돌고 돌아 박찬호-김선빈 테이블세터를 다시 구축했다. 개막 1개월만인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이날 박찬호가 시즌 첫 4안타를 날렸다. 김선빈은 경기흐름을 바꾸는 1타점 2루타에 2볼넷으로 3출루. 테이블세터 7출루는 역시 시즌 처음이었다.
이범호 감독도 박찬호-김선빈 체제가 최상이라고 인정했다. 이로써 김도영이 이번주에 돌아와도 ‘2도영’일 확률은 극히 떨어진다. 시간이 지나고 박찬호나 김선빈의 타격감이 떨어진다면 2도영이 나올 여지는 있지만, 결국 김도영은 익숙한 3번타자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김도영의 타순을 두고 유쾌한 논쟁과 고민이 있었다. 선수들에게 물으면 열이면 열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김선빈도 20일 경기 직후 같은 말을 했다. 그러나 타순을 짜는 감독에겐 좀 다른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3번에 있어서 중심타선의 시너지가 극대화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테이블세터 요원들의 줄부상과 부진으로 김도영을 시범경기 막판 2경기 정도 2번타자로 썼다. 햄스트링을 다친 3월20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 역시 2번타자였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막상 2번타자로 써보니 상위타선의 흐름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중심타선은 나성범~패트릭 위즈덤~최형우가 있으니 김도영과의 시너지도 문제가 없었다. 시즌을 치르면서 김도영이 2번에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당장 김도영이 돌아오면 3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입술을 10바늘을 꿰매고 돌아온 김선빈이 어느 타순에서든 잘 한다. 결정적으로 작년 시즌 막판부터 타격감이 안 떨어진다. 반면 나성범, 최형우, 위즈덤은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 이범호 감독은 팀 승리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도영이 3번으로 돌아오면 나성범, 최형우, 위즈덤 중 한 명이 6번으로 밀려난다. 최근 10경기 타율 0.205의 나성범, 0.250의 위즈덤 모두 유력후보다. 물론 최형우는 KIA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6번으로 가야 한다고 줄곧 얘기하지만, 팀 사정상 김도영이 돌아와도 4번 타순에 계속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단, 결정적 변수는 김도영의 타격 컨디션과 사이클이다. 이번주 어느 시점에 돌아오면 개막전 이후 1개월만이다. 실전 감각이 뚝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퓨처스리그 1~2경기만으로 타격감이 확 올라오긴 어렵다. 김도영이 2번을 치든 3번을 치든 중요한 건 상위타선의 흐름이다. 9개 구단에는 김도영이 돌아온 것만으로 압박이 되겠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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