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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이런 X 같은 결말로 마무리해 죄송하다."
레스터 시티의 살아있는 전설 제이미 바디가 강등이 확정된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레스터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 리버풀과의 홈 경기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레스터는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 시즌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초반부터 어려운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엔조 마레스카 감독의 지휘 아래 챔피언십에서 1위를 차지하며 PL 복귀에 성공한 레스터 시티였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마레스카 감독은 첼시로 떠났다. 레스터는 과거 노팅엄 포레스트를 이끌었던 스티브 쿠퍼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쿠퍼 감독은 12경기에서 2승 4무 6패 승점 10점을 획득, 초라한 성적을 거둔 뒤 팀을 떠났다. 이어 벤 도슨이 임시 감독으로 한 경기를 치렀다. 레스터는 발 빠르게 움직여 새로운 감독을 데려왔다. 뤼트 판 니스텔로이였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과거 PSV 에인트호번을 이끈 경험이 있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에릭 텐 하흐 사단에 합류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코치로 활동했다.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된 뒤 임시 감독으로 임명됐는데, 4경기에서 3승 1무를 거뒀다. 하지만 후벵 아모림 감독이 부임하며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반전이 필요했던 레스터는 판 니스텔로이 감독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부임 후 리그 20경기에서 2승 2무 16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이 기간 레스터는 11득점 46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5경기를 남기고 강등당하게 됐다.
강등이 확정된 뒤 레스터 구단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 경기 결과는 2025-26시즌 챔피언십에서 우리의 자리가 확정됐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이에 팬들은 "마치 좋은 소식인 것처럼 발표했네", "이렇게 '강등됐습니다'를 말하는 방식이 다 있냐?", "이걸 긍정적으로 들리게 만든 SNS 관리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단과 반대로 레스터의 전설 바디는 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이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이 시즌이 이렇게 흘러간 것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어떤 변명도 없다"며 "선수로서, 그리고 구단 전체로서 우리는 실패했다. 숨을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 나는 그 어떤 회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나는 이 클럽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많은 성공과 기쁨을 누려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그 모든 것과는 거리가 먼, 완전히 비참한 시즌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전적인 수치였다. 정말 가슴이 아프고, 팬 여러분도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미안하다. 우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 그리고 2024-25시즌을 이런 X 같은 결말로 마무리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바디는 2012년 7월 레스터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까지 13시즌 동안 레스터만을 위해 뛴 선수다. 지난 2015-16시즌에는 36경기에서 24골 7도움을 기록하며 레스터의 동화 같은 PL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많은 빅클럽의 유혹이 있었지만, 바디는 레스터에 남았다. 바디는 레스터 소속으로 통산 496경기에 출전해 198골 69도움을 기록 중이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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