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그룹과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 협력…美 관세 '돌파구'
일본 도요타·미국 GM·삼성전자와 지속 협업…개발 속도 박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트럼프 관세와 불확실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생존과 주도권 확보를 위해 경쟁사들과 협력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뿐만 아니라, 배터리부터 철강까지 협력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22일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포스코그룹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선 철강 부분에서 양사는 통상환경 극복을 위한 글로벌 합작 투자부터 탄소저감 철강생산을 위한 효과적인 탄소중립전환까지 협력한다. 특히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하고, 일부 생산 물량을 직접 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주요 자동차 생산 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및 기아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미국 등의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며, 포스코그룹은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양사는 세계적으로 확보 경쟁이 치열한 리튬을 비롯해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 확보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쟁사와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도 꾸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일본 랠리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과 만났다. 당시 정 회장은 "(아키오 회장과)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전하며 수소 인프라 협력을 시사했다.
또 현대차는 GM과도 지난해 9월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업무협약을 통해 승용차 및 상용차 공동 생산, 수소분야 협력 등에 합의했다.
현재 양사는 기아의 전기 상용차 'ST-1' 등 2개 차종과 GM의 중형 픽업트럭인 쉐보레 콜로라도, GMC 캐니언 등의 상호 교환을 포함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체적 협력 방안은 올 2분기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25 오토모티브 뉴스 콘그레스' 행사에서 정 회장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함께 나서 양사의 미래 전략을 외부에 공동으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와의 기술 동맹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삼성SDI가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에 각형 전기 배터리(P6) 공급을 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사 간의 본격적인 협업이 시작됐다. 지난 2월에는 현대차·기아와 삼성SDI가 '로봇 전용 배터리'도 공동 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배터리 협력이 로봇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 기아는 지난 2월 24일 스페인 타라고나 타라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 행사장에서 '기아 목적기반차량(PBV)·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기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혁신을 향한 굳은 의지는 조직 내부를 넘어 외부로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핵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경쟁자와도 전략적으로 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경쟁사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도,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손을 맞잡는 '프레너미(Frenemy)'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심지원 기자 s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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