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감독님이 그렇게 화내시는건 처음 봤어요. 정신 차리라고 하셨다. 그 이야기 듣고 나도 정신 차리고 던졌다."
KIA 타이거즈 김도현의 시즌 첫 승엔 이범호 감독의 호통이 뒷받침(?) 됐다.
김도현은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선발 김도현은 5⅔이닝동안 6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5선발로 2025시즌을 시작한 김도현은 첫 4경기서 23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3월 27일 키움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비자책), 2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8일 롯데전 5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 16일 KT전에서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23일 삼성전에서 5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긴 했으나 앞선 등판에서는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5경기서 승리 없이 2패를 기록했던 김도현은 이날 드디어 타선의 도움을 받으며 시즌 첫 승리를 챙겼다.
김도현은 1회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하지만 2회 흔들렸다. 3루수 송구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고, 권희동의 희생번트와 한석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헌납,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김형준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0-3으로 끌려갔다. 이후 김휘집에게도 안타를 맞아 이범호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이야기를 건네고 내려갔다.
이후 김도현은 안정을 찾았고, 박민우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3회엔 1사 후 2루타, 사구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로 요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와 5회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끝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타선이 5회 2점을 뽑아 역전을 만들면서 김도현은 승리 요건을 갖추게 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손아섭과 데이비슨은 범타로 처리했지만 권희동과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닝을 끝내지 못했지만 이어 올라온 전상현이 아웃카운트를 잡아 김도현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타선이 6회 5득점, 7회 4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김도현의 승리가 만들어졌다.
김도현은 최고 148km 직구 31개, 커브 23개, 슬라이더 17개, 체인지업 11개, 투심 8개 등 90개를 뿌리며 NC 타선을 막아냈다.
경기 후 김도현은 "이겨서 너무 행복하다. 야수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든 경기였을 것이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부터 전했다.
2회 마운드에 오른 이범호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감독님이 이렇게 화를 내신 것은 처음 봤다. '정신 차리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 역시 정신 차리고 할 수 있었다. 더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부모님이 경기장을 찾았다. 부모님 앞에서 첫 승을 거둬 더욱 뜻깊은 날이 됐다. 김도현은 "사실 5번 다 오셨다"면서 "전 경기에서는 커브를 너무 많이 쓴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오늘은 적절하게 모든 구종을 다 사용한 게 좋은 결과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도현의 승리는 KIA 토종 선발진 중의 첫 승이기도 하다. 그는 "나 역시 계속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토종 선발로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며 "스프링캠프 막바지 (양)현종 선배님이 야수들 공격력이 너무 좋고 (불펜) 투수들도 좋기 때문에 5이닝씩만 막자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중간 중간에도 우리가 어려울 때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투수진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도현은 "전 경기도 경험이고, 그 전 경기도 경험이다. 계속 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다음 경기에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속도 꾸준히 올려보겠다"고 앞으로의 다짐도 밝혔다.
광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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