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가 발 야구를 왜 못하나.
KIA는 올 시즌 발야구로 재미를 보는 팀은 아니다. 1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도루 시도 27회로 8위, 도루 성공 24회로 역시 8위다. 사실 작년에도 그랬다.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은 팀은 아니다. 올 시즌의 경우 전체적으로 타선이 안 터지다 보니 출루 한 번이 귀하고, 그래서 더 못 뛰는 모양새다.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의 발은 매우 빠르다. 물론 김도영과 박찬호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길었고, 최원준은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다. 그래도 꼭 도루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인 주루가 필요하다. 하위권에 처진 팀이 반등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미 박찬호가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 도루를 3개 해낸 끝에 팀 승리를 이끌며 발야구 효과를 톡톡히 보여줬다. 그리고 15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또 한번 발야구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후반 불펜이 흔들리며 맹추격을 허용했으나 결국 3회 빅이닝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그 빅이닝에 발야구가 있었다. 이날부터 KIA 선수들은 최고참 최형우의 제안으로 일명 ‘농군패션’을 하기 시작했다. 선발투수 아담 올러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빨간색 양말을 유니폼 하의 위로 끌어올려 착용했다. 농군패션과 발야구가 만나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2군에서 복귀한 최원준은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나균안의 주무기 포크볼을 툭 밀어 좌중간안타를 만들었다. 나균안의 폭투에 2루까지 들어가면서 무사 2루. 이때 배터리는 아무래도 타자 박찬호를 신경 쓰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원준은 박찬호가 볼넷을 얻어내는 그 순간 기습적으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그렇지 않아도 흔들리던 나균안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오선우의 동점 1타점 우전적시타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리고 계속된 무사 1,2루서 김도영이 유격수 방면으로 빗맞은 타구를 날리고 1루에 최선을 다해 뛰었다. 김도영은 여전히 헤드퍼스트슬라이딩 금지령, 도루 금지령을 수행하고 있다.
역시 몸부터 엎어지는 것보다 발이 빠르다. 김도영은 특유의 빠른 발을 풀 가동하며 유격수 박승욱의 1루 송구가 1루수 나승엽의 미트에 들어가기 전에 1루를 밟았다. 이후 KIA는 연속안타가 나오면서 3회에만 대거 5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김도영의 발은 4회말 1사 1,3루서도 빛났다. 나균안의 초구 포크볼을 역시 유격수 방면으로 보냈다. 이때 유격수 박승욱은 2루 커버를 들어오던 2루수 고승민을 택했다. 더블플레이를 시도했고, 1루까지 연결됐으나 김도영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롯데가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으나 결과가 번복되지 않았다. 김도영의 발이 3루 주자 박찬호의 득점까지 이끌어낸 셈이었다.
발은 슬럼프가 없다. 결국 최원준도 박찬호도 김도영도 타격감을 더 올려야 한다. 자주 1루를 밟을수록 발야구의 기회는 늘어난다. 반전의 데이터도 있다. 이날 전까지 KIA의 도루성공률은 88.9%로 리그 1위였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