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대구iM뱅크파크 최병진 기자] 정승원(FC서울)이 ‘야유 소감’을 전했다.
서울은 18일 대구iM뱅크파크에서 펼쳐진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리그에서 8경기 만에 승리를 따낸 서울은 승점 18(4승 6무 4패)이 되면서 7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정승원 더비’로 불렸다. 대구에서 프로 데뷔를 한 정승원은 지난 3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두 팀의 첫 번째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정승권원은 경기 내내 자신을 향해 야유를 보낸 대구 원정석으로 역주행을 하며 도발 세레머니를 했다. 이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당시 2-3으로 패한 대구와 대구 팬들은 정승원이 대팍에 오길 기다렸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가까워 현장감이 최고조인 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야유 세례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실제로 서울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하고 정승원이 버스에 내리자 그때부터 야유가 시작됐다.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정승원을 당연히 선발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흥분하면 빼겠다고 했다”며 “침착하게 잘할 것이다”라고 믿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정승원이 높이 뜬 볼을 차려는 순간 카이오가 헤더를 했고 순간적으로 정승원의 발과 충돌했다. 대구 선수들과 벤치, 그리고 관중석에서는 거센 항의가 나왔고 퇴장 소리가 곳곳에서 전해졌다.
정승원과 서울 선수들은 얼굴에 맞지 않았다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약간의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주심도 이를 확인하고 경고로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정승원을 향한 야유는 계속됐다. 대구 선수들로부터 거친 파울도 여러 차례 당했다.
그럼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2선에 위치한 정승원은 둑스의 선제골로 1-0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황도윤이 빠지자 3선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중원 싸움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결국 서울은 한 골을 지켜내면서 정승원이 이번에도 대구를 상대로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승원은 “야유가 예상보다 엄청 세지는 않았다. 더 강할 거라 생각했다. 경기장이 가까워서 관중석에서 여러 이야기가 들리긴 했는데 그냥 웃었다”고 했다.
‘야유가 안 컸다는 말에 대구 팬들이 더 긁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는 “자도 사람인지라 반응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야유도 내가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대구 경기를 보러 오는 일반 팬들은 잘 모르고 무조건적으로 야유를 따라 하는 부분에서 안타깝다. 그래도 경기 끝나고 좋아해 주시는 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이오를 향한 반칙 장면에 대해서는 “저도 당황했고 예상을 못 했다. 위험한 플레이라서 저도 계속 카이오한테 미안하다고 했고 경기 끝난 후에도 만나서 사과를 했다”고 했다. 정승원은 인터뷰 중에 요시노와도 악수를 하며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눴다.
정승원은 “한 2주 전부터 지인들이나 선수들 모두 다치지 말라고 했다. 저도 강하게 들어올 것을 준비하다 보니 덜 다친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이런 경기일수록 경고나 퇴장을 조심하라고 하셨다. 큰 변수가 생기지 않아서 다행이다. 물론 (반칙이) 아프긴 했다. 발이 많이 부었다”고 밝혔다.
득점에 대한 욕심도 컸다. 그는 “골을 너무 넣고 싶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제가 몸으로 희생한 만큼 성과가 나온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해 주면 고마울 것 같다”며 “대구는 추억이 있는 팀이라 좋아하는데 이제는 또 어떻게 보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나쁘게 생각은 안 하고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정승원 더비’라고 불리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담감은 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그러면서 급해질 수 있는데 오늘은 열심히 참으려 했다. 평소에 주심에게 많이 어필을 하는데 오늘은 많이 참았다. 주심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저한테도 상대가 강하게 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고 잘 참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어떻게 보면 심판도 더 예의주시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정승원은 마지막으로 “오늘 SNS를 보는데 고통을 받아야 성장을 한다는 의미를 느꼈다”며 “대구도 우리처럼 많이 힘들 텐데 잘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iM뱅크파크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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