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김연경, '라스트 댄스' 뒤 감독으로 '첫 무대' 올라
"이게 제일 중요하다"...김연경의 작전에 '깜짝'
[마이데일리 = 이나혜 인턴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유니폼 대신 작전판을 들었다. 보통 작전과 다르게 '♡'와 'ENJOY'만 적어 놓은 채로 지시를 내렸다.
현역 은퇴 후 처음으로 '감독 김연경'이라는 이름을 내건 무대였다. 김연경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세계 올스타전 이틀째 경기에 감독 겸 선수로 출전했다. 국외 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인연을 맺었던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했다. 1·3세트에 감독, 2·4세트에 선수로 뛰며 80-63 승리를 이끌었다.
감독 데뷔전이지만 김연경의 작전은 단순했다. 작전판에는 복잡한 전술 대신 자신의 이니셜 'KYK', 하트 기호(♡), 그리고 'ENJOY'라는 단어만을 적었다.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전술판을 보여주며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중반 브란키차(세르비아)의 불안한 리시브에 승점을 잃자 김연경은 'ENJOY' 작전판을 보여주며 다독였다. 직후 켈시(미국)는 득점을 이끌어 냈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ENJOY' 하나면 충분했다"고 첫 감독 데뷔 소감을 전했다. "작전은 '즐겨라'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감독이라는 게 생각보다 쉽자 않다는 걸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선수들이 말을 잘 들어줘서 다행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에게 선수로서의 고별전이자, 지도자로서의 첫 걸음이었다. 다소 실험적이었던 'ENJOY 전술'이었지만, 현장을 찾은 팬들은 "역시 김연경답다"는 반응을 보였다. "작전판마저 유일무이하다", "고작 하트와 ENJOY만 적혀 있어 빵 터졌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팬들을 미소 짓게한 감독 김연경은 하나의 이벤트였지만, 그는 향후 지도자 활동 가능성도 열어뒀다. "나중에 감독을 하게 된다면, 오늘이 가장 편했던 날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특유의 유머 감각도 빼놓지 않았다. "당장은 푹 쉬고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선수로서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감독으로서 '짜릿한 맛'을 본 김연경은 코트를 떠난 이후에도 배구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나혜 인턴기자 my0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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