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리가켐·ABL, 매출 대비 R&D 투자 압도적
제약사, 신약 임상 본격화…연구개발 강화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1분기 연구개발(R&D)에 총 3258억원을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로, 바이오텍 기업들의 투자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5개 바이오텍 기업의 1분기 R&D 투자액은 8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3% 증가했다.
반면, 매출 상위 5대 제약사의 R&D 투자액은 2371억 원으로 8.5% 증가에 그쳤다. 투자 규모에서는 제약사가 바이오텍의 약 3배에 달하지만, 증가율에서는 바이오텍이 앞선다.
바이오텍 중에서는 리가켐바이오가 322억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71.3% 증가했으며, 이는 매출의 6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66억원을 투자해 매출 대비 1227.2%에 달하는 R&D 비중을 보였다. HLB는 144억원, 펩트론은 36억 을 각각 투자했다. 알테오젠은 117억 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
제약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553억원을 투자해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전주기적 비만 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를 진행 중이며,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 임상 등 신약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517억원을 투자해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YH12852(위마비증), YH42946(비소세포폐암), YH35995(고셔병) 등 다양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연내 YH45057(전립선암), YH44313(위산분비억제제·P-CAB)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이 예정돼 있다.
대웅제약은 518억원을 투자했으나 전년 대비 8.64% 감소했다. 다만, 대웅제약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6.39%로 5대 제약사 중 가장 높았다. GC녹십자(395억원), 종근당(388억원)도 R&D 투자를 확대했다.
중견 제약사들도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1분기 연구개발비용으로 94억원을 투입했으며, 이는 매출액 대비 약 7%에 해당한다. 한올바이오파마는 87억원을 투자해 매출 대비 R&D 비중이 24.2%로 나타났고, 동아에스티는 317억원을 투자해 17.4%의 비중을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상 단계가 진전되면서 R&D 투자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며 “복제약 중심의 사업 모델로는 현재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리가켐바이오의 ‘LCB14’ 중국 임상 결과 발표,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종료 및 신약허가신청(NDA) 등이 예정돼 있어, 투자 성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 기업도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R&D에 약 4300억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26% 증가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약 3900억원을 투자해 2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준과 격차와 공급망 취약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가바이오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바이오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11조7000억원으로 글로벌 제약사 1개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오 분야 원료의약품과 원부자재 수입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 미중 경쟁 심화 시 원자재 수급 차질 우려도 제기됐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년 대비 R&D 투자를 크게 늘린 것은 국내외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바이오텍은 임상 진전과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라 투자 증가율이 두드러졌고, 전통 제약사들도 대형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p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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