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너무 거만한 생각이었다."
한화 이글스 괴물 루키 정우주는 많은 배움 속에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정우주는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7차전에서 연장 10회 나와 1이닝 무실점을 기록, 시즌 2승을 챙겼다.
7-7이던 연장 10회 올라온 정우주는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이어 손성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지만 정우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전민재를 3구 삼진으로 처리한 데 이어 장두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렸다. 이후 문현빈이 10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가져오며 정우주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났던 정우주는 "초구부터 몸에 맞는 볼이 나와 긴장이 됐다. 옛날이었으면 어리바리하고 혼자 큰일 났다고 생각했을 텐데, 나 자신에게 분하기도 하고, 승부욕이 많이 올랐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라고 운을 뗐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가 있다. 정우주는 5월 들어 피홈런만 세 개를 맞았다. 5월 1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양의지와 강승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한 경기에서 두 개의 피홈런을 맞은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또한 5월 18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는 고명준에게 7구 연속 직구를 던지는 등 힘으로 맞섰는데 스리런홈런을 내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그래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정우주의 엔트리 말소를 고민한 적이 있으나, 정우주는 "괜찮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스스로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김 감독은 "홈런도 몇 번 맞았으니까 관리를 해줄 겸 해서 한 번 빼주려고 했다. 물론 부상을 안 당하도록 관리를 해주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빼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저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좋다. 고맙다"라고 말하며 신인의 패기를 좋게 봤다.
정우주는 "기대도 많이 해주시고, 많은 기회도 주셨는데 보답을 못 드렸다. 속상해하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다. 감사드린다. 기회를 잘 잡은 것 같아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정우주는 한화 팬들은 물론 한국 야구 팬들이 모두 주목하는 선수다. 지난해 전주고의 청룡기 우승 주역으로, 전체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인 투수. 155km가 넘는 강속구로 화제를 모았다.
호주, 일본 스프링캠프 참가는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형들과 함께 한 정우주는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말소 없이 1군에 있다. 22경기(20⅔이닝) 2승 3홀드 평균자책 4.35를 기록 중이다.
정우주는 "1군 생활이 너무 재밌다. 1군에 있으니까 경험이 많이 쌓인다. 경기 안 나가도 불펜에서 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라며 "사실 고등학교 입단하고 '직구만으로 잘해보자'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거만한 생각이었다. 변화구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라고 했다.
롯데전에 김서현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이럴 때 나온 정우주의 1승은 의미가 있다.
정우주는 "서현이 형의 공백은 정말 크다. 내가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서현이 형이 없을 때 더욱 마음가짐을 잡고 가려고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더 잘하기 위해 직구, 슬라이더 외에 다른 변화구 구종도 연습하고 있다.
그는 "커브랑 스플리터도 연습하고 있다. 스플리터도 던지고 싶은데 코치님께서 어린 선수라 팔에 부담이 갈 수도 하시더라. 올해 끝날 때까지 팔굽혀 펴기 매일 50개씩 하면 내년에 던지게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매일 100개씩 열심히 하고 있는데, 솔직히 스플리터도 몰래 연습하고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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