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이제는 내려놓으려 한다."
야전사령관 심우준이 부상으로 없는 상황에서 하주석도 없었다면, 한화 이글스는 큰 위기에 닥쳤을지도 모른다.
하주석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 주말 3연전에서 5안타 3타점 3득점 타율 0.417로 맹활약하며 팀에 위닝시리즈를 가져다줬다. 16경기 15안타 6타점 6득점, 타율은 0.300이다.
원래 한화의 주전 유격수는 심우준. 지난 시즌이 끝나고 4년 최대 총액 50억을 받는 조건으로 KT 위즈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타격에서는 1할대 타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팀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심우준은 지난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비골 골절로 최소 한 달 이상 빠지게 되며서 하주석에게 기회가 왔고 하주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와 주말 시리즈를 가지기 전까지 3연속 루징시리즈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상하위 타순 가리지 않고 중요할 때 안타를 때려내며 팀에 힘을 더했다.
하주석은 "이번 시리즈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를 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하주석은 심란한 비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 시장에 나왔다. 최근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재수를 택할 거라 예상됐지만 신청을 철회하지 않았다. 시장은 냉랭했다. 하주석을 크게 원하는 팀이 없었다. 여기에 한화는 심우준까지 영입하면서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하주석은 시장의 싸늘함만 확인한 후, 한화와 1년 총액 1억1000만 원(보장 9000만 원·인센티브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이후에도 호주-일본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4월 중순 퓨처스리그에서 5할에 육박하는 괴력의 타율을 기록하고 올라왔지만, 7경기만 뛰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때 당시 하주석의 1군 성적 7경기 5안타 1타점 2득점 타율 0.278로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얻은 지금의 기회가 소중하다.
하주석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2군 캠프에서 시작을 하면서 생각을 많이 한 부분이 있다. 올해는 1군에 있든, 2군에 있든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말고 내 플레이만 집중하려고 했다. 물론 1군에 올라왔다가 다시 2군에 내려갈 때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시즌 들어가기 전에 다 생각했던 부분이다. 내가 할 일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동안 유격수 외에 다른 포지션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팀 사정상 다른 포지션으로 갈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이제는 내려놓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주석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한화로서도 고마운 일이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100안타 이상은 거뜬하게 때리며 타선에 힘을 더할 수 있다. 부상과 논란이 있기 전, 2021시즌 138경기 143안타 10홈런 68타점 84득점 23도루 타율 0.272로 활약한 바 있다.
굴욕의 계약을 딛고 팀에 힘을 주고 있는 하주석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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