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정원 기자]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고맙다."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돌아왔다.
에레디아는 4월에 오른쪽 허벅지 종기(모낭염) 증상으로 시술을 받았다. 수술받은 부위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경기를 뛸 수 없었다. 에레디아는 4월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1군에서 볼 수가 없었다.
에레디아가 없는 사이 라이언 맥브룸이 대체 선수로 왔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대신 국내 선수들이 힘을 내면서 꾸역 꾸역 순위 싸움을 펼쳤다.
그리고 에레디아는 지난달 27일 경산구장에서 열린 삼성 퓨처스팀과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퓨처스리그 5경기 타율 0.111에 그쳤지만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가장 중요했다.
올 시즌은 에레디아의 KBO리그 세 번째 시즌. 2023시즌 122경기 153안타 12홈런 76타점 76득점 타율 0.323, 2024시즌 136경기 195안타 21홈런 118타점 82득점 타율 0.360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시즌 구단 최초 타격왕, SSG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및 최다 타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또한 KBO 10개 구단 체제 최초 전 구단 상대 3할이라는 기록도 작성했다.
그런 에레디아가 돌아오니 SSG도 숨통이 트일 수밖에 없다. 이숭용 SSG 감독은 "에레디아가 돌아왔다. 완치되어서 돌아온 만큼 바로 수비도 나선다. 외국인 타자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많이 난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팀이 더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없는 동안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3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23000명 팬들의 환호 속에 복귀전을 가졌지만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렇지만 활발한 몸놀림을 보이며 박수갈채를 이끌었다. 에레디아의 복귀전에서 SSG는 승리를 챙기며 기분 좋은 6월의 출발을 알렸다.
에레디아는 "오랜 시간 야구를 못했다. 복귀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2군에서 뛸 기회가 생겨서 열심히 몸 만들고 준비했다"라며 "운동하다가 다친 게 아니다. 그래서 많이 억울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재활에만 집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재활이 이렇게나 길 줄 나도 몰랐다. 재활 기간이 점점 늘어났다. 이 부분이 제일 화나고 억울하고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재활에 집중하는 사이 쿠바에 있는 누나가 하늘로 떠났다.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병세가 악화되면서 세상을 떠난 것. 이숭용 감독은 에레디아에게 휴식을 청했지만, 에레디아는 빠른 복귀를 위해 훈련에 임했다.
동료들은 에레디아에게 힘을 주고자 똘똘 뭉쳤다. 24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가져온 후 선수단이 마운드에 다 같이 모여 추모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에레디아는 "누나 일은 나에게 힘든 일이었다. 누나가 몸이 안 좋은 건 알고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빨리 돌아가셨다.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야구를 해야 한다"라며 "그 경기를 생중계로 보고 있었다.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팀원들에게 고마웠다. 깊은 애도 표시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지금 큰 목표는 없다. 건강하게 야구하는 게 나의 목표다. 건강하게 야구하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다"라며 "팀이 질 때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제는 돌아온 만큼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 =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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