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오늘 정도만 던져주면, 문제 없을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진행했다. 피칭 이전에 20구를 던지고 마운드에 오른 어빈은 50구 가량을 뿌렸다. 구속의 문제는 아니었던 만큼 이날 어빈은 '템포'를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빈 지난 겨울 KBO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0승을 수확하는 등 통산 28승을 수확한 선수가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던 까닭이다. 어빈의 영입 소식에 리그 관계자들은 "왜 저 선수가 여기에?"이라는 반응을 쏟아낼 정도였고, 어빈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7이닝 동안 단 한 점도 용납하지 않으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어빈은 시즌 첫 등판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는 7이닝 동안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첫 승을 손에 쥐더니, 4월에는 모든 경기에서 6이닝 이상 투구를 선보이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5월 성적은 너무나도 아쉬웠다.
어빈은 5월 첫 등판이었던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4승째를 확보했는데, 이후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2⅓이닝 동안 무려 7사사구를 남발하며 8실점(8자책)으로 무너졌다. 특히 퀵후크가 되는 과정에서 어빈은 박정배 투수코치와 '캡틴' 양의지의 어깨를 밀쳤고, 갖고 있던 공을 패대기 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두 경기에선 그래도 나쁘지 않은 투구를 펼쳤던 어빈이 다시 한번 무너진 것은 5월 29일 KT 위즈와 맞대결. 당시 어빈은 4⅔이닝 동안 또다시 6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는 등 7실점(6자책)으로 자멸했고,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이승엽 감독은 어빈에게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어빈이 1군에서 말소된지 5일이나 지났지만, 어빈은 여전히 볼넷과 사구에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분명 두산이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1군에서 말소됐으나, 2군으로 내려가지 않고, 1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던 어빈은 이날 잠실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어빈은 3이닝 동안 총 50구를 뿌렸는데, 피칭 이전에 불펜에서만 20구를 던지고 마운드에 올랐고, 최고 구속은 149km를 마크했다.
이날 어떤 것은 중점적으로 체크했을까. 어빈의 라이브피칭이 끝난 뒤 김지용 투수코치는 "템포적인 면에서 갑자기 수정할 수 있는게 크게 없어서, 호흡도 많이 하면서 천천히 던지도록 했다. 그랬더니 조금 더 안정감 있게 던지더라. 어빈 자신도 '느낌이 좋다'고 하더라"며 "실전과 똑같이 던졌다. 항상 준비를 하고 있는 선수다. 그래서 3세트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제구의 문제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을 거듭한 탓에 2군으로 내려갔던 만큼 구속은 이전보단 조금 떨어진 모습이지만,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는 게 김지용 코치의 설명이다. 그는 "구속은 문제가 아니었다. 본인도 오늘 확실히 느낌이 좋다고 했다"며 "워낙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는 선수다. 이야기를 나눠 봤을 때도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급해졌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단 어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2군으로 내려가지 않은 상태에서 1군 복귀를 준비할 예정이다. 김지용 코치는 "오늘 정도만 던져주면 경기를 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안정감 있는 투구였다. 스트라이크 비율 향상 위해 꾸준히 교정 중이며 오늘 라이브도 그 일부였다. 본인도 만족한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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