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자부했던 KCC, 10시즌째 실패한 V6 사냥 [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명가’인 것은 분명하지만, 6번째 우승을 향한 여정은 길기만 하다. KCC가 10시즌째 우승에 실패했다.

전주 KCC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74-84로 패했다. KCC는 이날 패배로 KBL 역대 4번째 챔프전 스윕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KCC는 ‘명가’다. 2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 V5 모두 울산 현대모비스에 앞서 먼저 달성한 팀이 KCC다. ‘이조추 트리오’를 앞세워 3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하승진과 강병현을 축으로 팀 전력을 개편한 후에도 2차례 우승을 따냈다.

하지만 하승진이 챔프전 MVP를 차지하며 V5를 달성한 2010-2011시즌은 KCC가 가장 최근에 따낸 우승으로 남아있다. KCC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현대모비스는 KBL 최초의 3연패를 달성하는 등 통산 챔프전 우승 7회를 달성, KCC로부터 최다 우승팀 타이틀을 빼앗았다.

KCC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KCC는 2015-2016시즌 정규리그 막판 12연승을 질주,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명가 재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고양 오리온과의 챔프전에서 2승 4패로 무너져 자존심을 구겼다. 스페이싱을 앞세운 오리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KCC는 2017-2018시즌부터 2시즌 연속 4강에 올랐지만, 번번이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2시즌 동안 서울 SK, 현대모비스 등 KCC를 꺾고 올라온 팀들이 챔프전 우승을 달성했다. 전창진 신임 감독 체제로 맞은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됐다.

절치부심하며 맞은 2020-2021시즌. KCC는 중위권이라는 평가를 뒤엎고 정규리그를 지배했다. 송교창이 MVP를 차지했고, 타일러 데이비스와 라건아는 골밑에서 위력을 더했다. 이정현이 KCC 이적 후 가장 낮은 평균 11.6득점에 그쳤지만, 정창영과 유현준 등이 성장세를 그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KGC인삼공사를 넘지 못했다. 여러 요인이 있었다. KGC인삼공사가 제러드 설린저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린 반면, KCC는 이탈한 데이비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송교창이 4강부터 부상을 안고 고군분투했지만, 가드진은 높은 에너지레벨을 보여준 KGC인삼공사 가드진과의 분위기 싸움에서 완패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조기종료된 시즌도 있었지만, 어쨌든 KCC는 10시즌째 V6에 실패했다. KGC인삼공사가 KBL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10연승 우승이라는 역사를 쓰는 데에 있어 조연에 머물렀다.

2005-2006시즌에 KBL 역대 최초의 챔프전 스윕이라는 굴욕을 당했던 현대모비스는 약점으로 꼽혔던 외국선수 센터 자리를 크리스 버지스로 채우는 등 보다 탄탄한 전력을 구축, 2006-2007시즌에 원년시즌 이후 첫 우승을 달성하며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0시즌째 V6에 실패한 KCC도 2020-2021시즌의 아쉬움을 발판삼아 차기 시즌에는 웃을 수 있을까.

[전창진 감독. 사진 = 안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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