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도 기가 막히네! 난데없는 물쇼…'웃지도 울지도 못한' 챔피언 조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이천 곽경훈 기자] 타이밍 참 절묘하네! 경기중 난데 없는 스프링클러 오작동!

29일 오전 경기도 이천 사우스 스프링스(파72·6546야드)에서 진행된 '제10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우승 상금 1억4400만원) 최종 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챔피언 조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퍼팅을 앞둔 상황이었다. 합계 8언더파로 지한솔, 정윤지, 이소영, 하민송이 공동 선두로 달리고 있었다. 하민송을 제외한 다른 선수 3명은 모두 홀아웃을 했기에 하민송이 버디만 성공 시키면 1타 차이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민송은 두 번째 샷이 홀 약 5m 안쪽으로 우승의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하민송이 마지막 퍼팅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3군데의 스프링클러에서 그린을 향해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수와 캐디는 스프링클러의 물을 피해 급히 몸을 피했고 경기는 일시 중단이 되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선수, 캐디, 관계자, 갤러리들도 모두 당황했다.

금방 멈출줄 알았던 스프링클러가 물을 계속 뿌리자 손예빈과 서연정은 발로 스프링클러의 방향을 바꿔 보려고 안간힘을 써 봤지만 소용없었다.

약 4분간의 스프링클러 오작동으로 그린 곳곳에는 물이 고였다. 경기위원회는 일시적인 고인 물 처리 규정에 따라 코스 관리 직원들이 그른에 투입해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리듬이 끊긴 하민송은 5m 버디 퍼트를 놓치며 우승까지 놓치게 되었다. 스프링클러 오작동은 코스를 관리하는 직원이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홀 그린에 물을 뿌리려 했다가 경기중인 18번 홀 그린 스프링클러까지 작동 시키는 실수로 확인 되었다.

한편 정윤지(NH투자증권)는 다섯 번째 연장 끝에 생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정윤지는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지한솔, 이소영, 하민송과 연장에 돌입했다. 무려 4명이 치른 연장도 쉽게 희비가 갈리지 않았다. 우선 1차 연장서 하민송이 경쟁자들보다 1타를 더 치며 홀아웃하면서 대회를 마쳤다.

이후 정윤지, 지한솔, 이소영은 3차 연장까지 접전을 벌였다. 정윤지와 지한솔이 4차 연장서 살아남아 5차 연장으로 이어갔다. 정윤지가 5차 연장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극적인 생애 첫 우승을 확정했다.

정윤지는 "정규투어 데뷔 이후로 첫 우승인데 연장전을 가서 많이 떨렸다. 안 그래도 대회 전부터 긴장은 됐는데 시상식을 기다리면서 연장전을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 긴장됐다. 이렇게 우승이라는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이소미, 김희지, 전예성이 7언더파 209타로 공동 5위, 김해림, 서연정, 마다솜, 손예빈이 6언더파 210타로 공동 8위를 차지했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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