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왜 봐요?'...야구장의 불청객, 아이돌이 뜨면 그들도 함께 뜬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야구장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다. K-팝의 위상과 인기가 높아지며 아이돌 가수의 시구 시타 행사도 부쩍 많아졌다.

K-팝 스타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시구 시타 행사를 하고 클리닝타임 때는 축하공연도 선보인다. 이런 행사들은 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가 있을때면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대리찍사'(돈을 받고 아이돌 사진을 대신 촬영해 주는 사람)로 불리는 이들이다. 대리찍사들은 고가의 카메라를 들고 K-팝 스타들만 따라다닌다. 야구에는 관심도 없다. 오히려 야구를 보려는 팬들의 시야를 방해하기 일쑤다.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는 승리기원 시구 시타를 위해 걸그룹 아이브가 야구장을 찾았다. 그리고 수많은 대리찍사들도 함께 왔다.

아이브 장원영과 이서는 경기 전 시구 시타를 마친 뒤 멤버들과 함께 포수 뒤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려 했다. 하지만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자신들을 촬영하는 수많은 대리찍사들과 일부 기자들이 앞에 서서 계속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야구장을 찾은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

이는 야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의 시야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길을 막아서는 행위로 통행에도 지장을 주고 있었다.

보통 팬들처럼 잠시 사진촬영을 마친 뒤 좌석에 앉아있는 것도 아니다. 그라운드는 보지도 않고 뒤돌아선 채 아이돌 멤버만 촬영하고 있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2회부터는 경호원이 나서기 시작했다. 구두로 먼저 설명을 한 뒤 촬영만 마치고 앉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이들은 잠시 후 다시 일어서서 촬영을 다시 시작했고 경호원들은 경기 내도록 야구 관람석 정리하기 바빴다. 5회 이후 클리닝타임 때 아이브가 축하공연을 마치고 야구장을 빠져나가자 이들도 함께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는 시작부터 화끈한 공격으로 무더위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시원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한 경기였다. 1회말 홈팀 두산 강승호가 선취타점을 기록했고 두산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리고 3회초에는 KT 강백호의 시즌 첫 홈런이 나왔고 5회초에는 KT 새 외국인타자 알포드가 KBO리그 첫 홈런도 나왔다.

하지만 대리찍사와 일부 기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주말은 맞아 가족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팝 스타들을 촬영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불편함을 준 대리찍사들과 일부 기자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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