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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안녕하세요 제가 바로 MBC 주말 뉴스데스크 기상 캐스터 정.혜.경. 입니다!”
지난 11월 방송가에는 일대 변혁이 있었다.
40년 동안 9시에 방송되던 주말 ‘MBC 뉴스데스크’(이하 주말 뉴스데스크)가 편성을 한 시간 앞선 8시로 옮기고 기존 배현진 아나운서와 함께 최일구 앵커가 투입된 것.
그렇게 첫 방송된 ‘주말 뉴스데스크’는 최일구 앵커의 진행과 이지선 기자의 '방송사고', 그리고 시청률로 일약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 안에 조용히 눈길을 끈 이가 있다. 바로 큰 눈과 동글동글한 얼굴, 귀여운 인상을 가진 다소 어색한 말투로 긴장한 채 방송에 투입된 정혜경 기상캐스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일부 네티즌들 까지 주목하고 있는 그는 이미 귀엽다는 말을 변형한 ‘귀요미’라는 애칭까지 붙어있는 상태다.
뉴스 말미에서 날씨를 전해주는 기상캐스터는 앵커와 기자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관심의 대상이다. KBS 김혜선, MBC 박은지 같은 스타 기상 캐스터가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주말 뉴스데스크’에 투입된지 이제 2달 남짓한 정혜경 기상캐스터는 대중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력이 베일에 쌓여있다. 일부 게시판에서는 정혜경의 나이를 궁금해 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지만 답변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마이데일리가 그 정혜경 기상캐스터를 만나 그녀의 신상 뿐만 아니라 어떻게 기상 캐스터가 됐는지 까지 들었다. 그녀는 이날 인터뷰 마저 처음으로 무척 긴장한 기색이다. 사전 정보가 없어 취조에 가까웠던 정혜경과의 만남을 대화식으로 풀어봤다.
마이데일리(이하 ‘마’)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혜경 기상캐스터(이하 ‘정’) : (긴장한 표정으로) 네 반갑습니다.
마 : 나이가 궁금한데요?
정 : 아 88년생 23살 입니다.
마 : (헉!) 그러면 입사를 언제 하신건가요?,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사 하셨나봐요?
정 : 아니요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3학년 휴학 중입니다. 일 때문에 휴학해서 졸업을 아직 못했어요. 뉴스에는 올해 9월에 했어요 두 달 정도 교육을 받고 바로 투입해서 4시 뉴스를 하다가 ‘주말 뉴스데스크’에 투입 됐죠.
마 :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왜 ‘주말 뉴스데스크’ 기상캐스터로 발탁이 됐나요?
정 : 윗 분들이 결정하신거라 잘 모르겠는데, 주말 뉴스의 성격상 가볍고 밝은 이미지를 원하신 것 같아요.
마 : 처음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정 : 입사 자체도 기대를 안했고, 정신 없이 일을 배우고 있는데 부담이 컸어요. 아니, 아예 넋이 나가 있던 것 같아요(웃음)
정 : 거의 혼이 나가 있었어요. 방송 중에 실수도 했고, 손동작과 말투 모두 어색했어요. 땀이 그렇게 나더라고요.
마 : ‘유치원 선생님 같다’라고 불리는 것은 아시죠?
정 : 아! 방송평에서 봤어요. 기억 나는게 ‘기상 캐스터가 유치원 선생님하면 잘하겠네’, ‘시청자를 유치원생으로 아나?’는 글이 많았어요. 제가 익숙하지 못해서 그렇게 보였던 거고 고치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 : 다른 분들과 달리 손동작이 다양해요, ‘추워요’ 포즈나 ‘운전’ 하는 포즈 말이죠
정 : 부장님이 ‘편안하게 장점을 살려서 해 봐라’라고 해주셔서 다양한 제스쳐를 해요. 브라운관에서 시각적인 전달을 해야 하기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해요. 그런데 지난번 추울 때 ‘추워요’(손을 모으며 떠는 포즈)를 했는데, 이번 주도(인터뷰는 22일 이뤄졌다) 춥다는데 더 춥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이에요. 이제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고 그걸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아요.(웃음)
마 : 연습을 많이 하시나 봐요? 매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 : (손사래를 치며)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방송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연습을 하거든요. 그러다 카메라 앞에서 틀린 뒤 속상해 하면 카메라 감독님이 “혜경이는 화장실에서는 잘하던데…”라고 하시거든요. 목소리가 다 들릴만큼 크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장소가 화장실이니 문제죠.
마 : 처음 방송을 하니 신기한 점이 많겠어요?
정 : 모든게 신기해요. 제가 나이가 어리다 보니 다들 동생처럼 잘 해주세요. 특히 분장실 언니는 “피자 먹고 가라”고 얘기도 해주고 너무 챙겨 주세요. 특히 드라마 ‘욕망의 불꽃’ 촬영을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하면 언니가 “유승호 온다” 문자 보내주면 일부러 분장을 수정하러 가서 보고 해요.
유승호씨 너무 멋있잖아요.
마 : 옷 때문인지 뉴스 때 보다 더 어려보이는데, 혹시 키가 몇인가요?
정 : 162cm에요. 몸무게는 비밀이고요(웃음) 평소에도 정장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게 입어요. 회사에서 후드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는게 저 밖에 없거든요. 매번 슬리퍼를 신고 다녀서 박은지 선배님이 “너무 학생처럼 하고 다닌다”고 이야기도 하시더라고요. 제가 봐도 심한 것 같아요.
마 : 끝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나요?
이날 오후 4시 뉴스를 마치고 부라부랴 인터뷰에 응한 정혜경 기상캐스터는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생글생글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다른 연예인 처럼 스타일리스트도 없이 방송에서 했던 화장과 평소 입던 의상을 입고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해 "사진 안나오면 걱정이에요"라고 인터뷰 내내 걱정하던 그의 모습은 방송인이라기 보다는 20대 초반 여대생 그 자체였다.
뉴스에서 활기찬 목소리로 씩씩하게 기상정보를 전하는 그의 열정은 인터뷰에 에서도 십분 발휘 됐으며,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하는 한 방송인의 포부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4개월차 기상캐스터 정혜경이 '기상캐스터 계의 국민여동생'으로 불려질지 기대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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