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전날 데뷔 첫 타점에 이어 이번엔 데뷔 첫 홈런이었다. 진도가 빨라도 정말 빠르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의 이야기다. 김재환은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타점을 올리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뒤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6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밀어쳐서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를 지닌 '무서운 아기곰'의 등장은 매해 가용 자원을 업데이트하는 두산의 힘을 잘 나타낸다.
그러나 그도 타석을 벗어나자 '신인 티'가 줄줄 흘렀다. 김재환은 2008년 프로에 입문한 선수지만 새내기나 다름없다. 올 시즌 전까지 14경기 21타수를 소화한 게 전부고 지난 2년간 군 복무를 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홈런 친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그의 대답이 심히 걸작이었다.
"2아웃이었고 볼카운트는 2-2, 주자 1루, 점수는 6-4였다"
보통 '홈런 친 상황'을 물으면 상대 투수의 구종과 노림수의 여부 등 대답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터뷰 경험이 적은 김재환은 그야말로 상황 그 자체만 대답한 것이다.
그러자 어떤 공이었는지 재차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이번엔 "서클 체인지업이었다"라는 단답이 나왔다. 질문은 또 이어졌다. 노린 것이었는지 아닌지를 물었다. 김재환은 이에 "노린 것보다는 볼카운트가 2-0이라 (서클체인지업을) 생각만 하고 있었다. 실투가 와서 운 좋게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타석에서 병살타로 물러난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칠 수 있는 공이었는데 병살이 나와서 아쉬웠고 다음 타석 때 잘 치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답했고 맹타의 비결을 묻자 "경기에 나갈 때마다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더 노력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하려는 것 밖에 없다"고 대답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직 그는 인터뷰가 익숙치 않은 새내기 선수지만 그가 지금과 같은 기량을 계속 보여준다면 인터뷰 수도 늘 것이고 머지 않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산 김재환. 사진 제공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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