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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전사 부사관 출신’ 이관훈, “난 멜로배우를 꿈꾼다”(인터뷰)

시간2011-11-10 16:59:37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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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옹박’의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연출한 태권도 영화 ‘더 킥’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배우가 있다.

태국의 보물을 훔치기 위해 현지까지 건너와 주인공인 태권도 고수인 문사범(조재현 분) 일가를 괴롭히는 악당대장 석두 역을 맡은 이관훈(32)이 그 주인공이다.

‘더 킥’ 속 이관훈은 한마디로 끝판 왕이다. 말끔히 수트를 빼입고 길쭉한 팔다리로 문사범의 아들 태양(나태주 분)을 무참히 때려 눕힌다. 실수로 태양에게 칼로 얼굴에 상처를 입지만 이 때문에 그의 잔인함은 더 빛을 발한다.

주인공 나태주와 태미의 경우 태권도 국가 대표라서 스턴트 없는 액션연기가 가능했다지만, 이관훈은 달랐다. 현직 국가대표들의 현란한 무술을 상대로 실전 격투가의 면모를 물씬 뽐낸다. 그 궁금증을 풀고자 이관훈을 만났다.

인터뷰 차 만난 이관훈은 영화 속의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서글서글한 웃음이 돋보이는 호남이었다. 다짜고짜 그에게 도대체 뭘 하던 사람이냐? 물었더니 첫 마디에 그 궁금증은 해결 됐다.

“저는 특전사(특수전사령부) 부사관으로 1999년부터 복무했어요. 2004년 중사로 전역했고, 폭파병과에서 복무했습니다. 전역하고 수영강사를 하다가 모델 일을 하면서 드라마 ‘로드넘버원’ 등에 출연을 하면서 이 일을 하게 됐죠.”

특전사 출신이라면 엘리트 군인 중의 엘리트다. 그것도 직업 군인인 그가 배우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중,고교 시절부터 주변 사람들이 저를 많이 쳐다보곤 했어요. ‘혼혈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죠. 연예인에 대한 꿈도 있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직업군인의 길을 걷게 됐어요.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 하자 마자 고향 부산으로 가지 않고 서울 강남 압구정에서 터를 잡고 문을 두들겼죠.”

이관훈은 군 시절 주특기인 폭파는 물론, 고공침투와 특공무술 등을 연마했다고 한다. 태권도만 해도 3단 단증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더 킥’의 제작 소식이 들려 왔고, 주인공 태양 역할에 도전 했지만, 강인한 이미지로 인해 오디션에 낙방하고 말았다.

“지난 2009년도에 제가 태주의 역할로 오디션을 봤어요. 하지만 낙방했죠. 아크로바틱이 화려한 배우를 원했는데, 저는 직선적인 실전무술이었거든요. 그렇게 마음을 접고 드라마 ‘로드넘버원’ 촬영이 끝나고 우연히 제작자 분을 만났어요. 악역자리가 비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태국으로 바로 날아가서 프라챠 핀카엡 감독님을 만나서 오디션에 붙었죠. 영광이었습니다.”

특전사 출신인 그에게 “액션배우로 대성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하지만 이관훈의 대답은 의외였다.

“저는 액션 배우 보다는 멜로 배우를 하고 싶어요. 아직 신인 입장이라 찬밥더운밥을 가릴 처진 아니지만 제 인상 때문에 계속 강한 역할만 들어 올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일단 멜로를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자칫 날카롭고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도시남자’ 이미지인 이관훈은 의외로 뚝배기 같은 남자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서 독특한 향후 목표를 말했다.

“배우가 되겠다 마음을 먹고 상경해 찜질방 2개월, 고시원 10개월, 옥탑방에 살다가 최근에 반지하방으로 이사를 갔어요. 이처럼 제 배우인생도 차근차근 올라가면 좋겠어요. 저는 누구에게나 정직하고 의리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배우로도 그런 평가를 받고 싶고요. 10년~20년이 지나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평가를 받는 그런 이관훈이 되겠습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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