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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2011 MBC 가요대제전은 음향 사고가 난무했고, 원활하지 못한 진행으로 가수들의 무대가 망쳐졌으며, 노출 사고의 아찔했던 순간까지 있었던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지난달 31일 2011 MBC 가요대제전은 경기 광명 광명스피돔과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이원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약 4시간동안 진행된 방송에선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먼저 유키스의 무대 때 제작진과의 신호가 맞지 않아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광명스피돔을 잡고 있던 화면은 MC들의 소개로 MBC 드림센터에서 대기 중인 유키스로 바뀌었지만, 무대 위 유키스 멤버들은 화면이 바뀐 줄 알지 못했다. 유키스 멤버들은 갑자기 노래 '0330'이 흘러나오자 우왕좌왕했으며, 무대가 시작된 줄도 모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뒤늦게 화면이 자신들에게 넘어온 것을 눈치 챈 유키스가 다급하게 노래를 이어갔지만 이미 모든 시청자들이 유키스의 당황한 모습을 지켜본 후였다.
엠블랙의 무대는 더 심했다.
엠블랙은 노래에 앞서 멤버 승호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멤버 이준이 여자 무용수와 안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안무 도중 여자 무용수 상의를 고정해 놓은 목끈이 풀리면서 자칫하면 여자 무용수의 상반신이 생방송 도중 노출될 뻔 했다. 다행히 여자 무용수가 흘러내리는 상의를 황급히 한 손으로 붙잡은 채 안무를 마쳐 아찔했던 순간을 피했다.
그러나 엠블랙의 불행은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엠블랙 멤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모나리자'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멤버들의 목소리와 흘러나오는 노래의 싱크가 맞지 않았고, 마이크도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화면에 잡힌 멤버들의 표정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엉망인 음향 상태는 마치 '모나리자'를 돌림노래처럼 들리게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계속 춤을 추고 있는 엠블랙 멤버들이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성악가 신문희의 특별공연 때는 또 노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벌어졌다. 노래를 부르던 신문희는 특수장치에 의해 상공으로 서서히 올라갔고, 신문희의 기다란 치맛자락은 무대로 길게 늘어뜨려졌다. 그런데 치마 한 쪽이 어딘가에 걸렸는지, 신문희가 상공으로 계속 올라가는 동안에 치마 한 쪽이 팽팽하게 당겨졌고, 놀란 신문희는 치마가 벗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치마를 움켜쥐었다. 이번에도 천만다행으로 팽팽했던 부분이 치마에서 뜯겨 나가며 노출 사고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샤이니 무대 때는 모든 노래를 마친 샤이니가 컴백을 예고하는 마지막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제작진은 엉뚱하게 샤이니의 퍼포먼스가 아닌 다음 가수 소개 영상을 화면에 내보내 팬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이쯤 되니 원더걸스가 '미인'을 부를 때, 마이크가 일부 나오지 않았던 건 이번 MBC 가요대제전의 사고 축에도 못 낄 지경이었다.
그리고 MBC 가요대제전의 참사는 2PM 때 하이라이트였다. 2PM은 '핸즈 업', '백 투 유' 두 곡을 불렀고, 2PM의 무대가 펼쳐지는 순간 MBC 가요대제전 측에선 관객들 사이에 커다란 공 여러 개를 띄워 놓았다. 그러나 이 공이 문제였다. 커다란 공들은 관객들 손을 거쳐 이동하더니 급기야 2PM 무대 앞에 몰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2PM의 퍼포먼스는 여러 개의 공에 가려 화면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공이 화면에 가득 차는 황당한 순간도 있었다.
이 때문에 2PM 멤버들도 방송이 끝난 후 자신들의 트위터에 "2012년은 여러분이 주인 공 ^^ 오늘 정말 저희들의 공 들인 무대 다들 공 잘보셨죠?", "새해엔 여러분이 주인~~공! 오늘 공~연위해 많이 공들였답니다^^", "주인공 들도 깜짝 놀란 서프라이즈!! 이제 2공12! 공들인 무대도 끝났으니 오늘 수고하신 모든분들 새해복마니받으세요~", ""여러분! 새해공많이받으십시요! 이 공 일 이 년에도 성공하세요!"라며 '공'을 강조한 글을 남겨 이번 MBC 가요대제전 무대를 비꼬았다.
결국 2011 MBC 가요대제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방송 사고로 넘쳐 났던 역대 최악의 연말 무대로 기억될 듯 싶다.
매년 12월말이면 지상파 3사의 연말 가요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하는 가수들은 각 프로그램에서 서로 다른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그러나 가수들의 피땀 흘리는 노력이 방송국의 안일한 준비로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만 남는다.
[유키스-엠블랙-신문희-2PM(위부터). 사진 = MBC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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