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놀러와'에 울고 '해피투게더'에 웃다 [서현진의 연예시대]

[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개그맨 유재석이 '놀러와'에 울고 '해피투게더'로 웃었다.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는 몇 년간 독보적인 인기로 월요 예능에서 시청률 1위를 군림했다. 하지만 최근 타 프로그램들에 추월당하더니 결국엔 꼴찌를 기록했다.

추월한 상대는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다. 이들 각각 진솔한 토크와 참신한 소재로 서로 다른 스타일을 앞세워 자리를 잡았다. 이에 잔잔하던 월요일 밤의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지더니 가만 있어도 1위 했던 '놀러와'가 타격을 입었다.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일 방송된 '놀러와'는 8.5%(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방송 9.8%보다 1.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계속해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동 시간대 1위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게스트로 초청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가 전국기준 12.2%의 시청률로 화제의 인물에 섭외에 따른 게스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안녕하세요' 역시 11.4%라는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해 '놀러와'와 격차를 벌렸다. '안녕하세요'에 의해 2위로 밀려난 '놀러와'는, 급기야 2일 박근혜 위원장이 출연한 '힐링캠프'의 급상승에 의해 3위까지 추락했다.

반면 유재석이 진행을 맡은 KBS 2TV 목요일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는 최근 개편을 맞이해 목욕탕 탈의실에서 건식사우나로 장소를 옮기고 고정 게스트 (김준호, 정범균, 김원효, 허경환)를 투입시켰다. 강력한 상대로 점쳐지던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을 가뿐히 제압하며 시청률 상승의 기쁨까지 누렸다.

'놀러와' 역시 기존과 달리 '나나나프로필' '해결의 책' '골방에서 지하로'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해 프로그램에 변화를 줬지만, 오히려 특색 없는 애매한 형식에 되려 시청자들의 애정이 식어가고 있다. 특히 과거 스튜디오와 골방을 활용했을 당시 느껴지던 극과 극 매력에 반해 골방과 지하의 뚜렷한 차이점은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게스트들의 고민 사연을 해결의 책에 의존해 결론짓는 상황도 부자연스러운 억지감을 주기도 한다.

실내 토크쇼를 표방하는 '해피투게더'와 '놀러와'가 비슷하면서도 인기에서 대조된 이유는 뭘까. 이는 바로 '놀러와'의 끼워 맞추기 식 특집과 보조 MC들과의 차이다.

'해피투게더' 메인 진행을 이끌어가는 유재석 외에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에 G4까지, 그들은 출연 게스트와 함께 어우러져 웃음을 주며 무시할 수 없는 활약을 펼친다. 그만큼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유재석의 부담도 덜해져 시너지효과를 낸다. 하지만 게스트를 배려하는 '놀러와'에서 보조 MC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여타 예능에서처럼 전투적인 끼어들기가 없어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제작진은 지나치게 말 한마디 못한 조규찬의 속 타는 마음과 그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시청자들의 마음은 편하게 하지 못했다. 그는 나름 엉뚱하고 소신있는 캐릭터로 예능적 요소를 지녔지만, 적절히 살려내지 못한 채 '놀러와'만의 '있는 듯 없는 듯' 말 없는 패널의 계보를 또다시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게스트들의 조합도 신선하지 못했다. 끼워 맞추기 식 특집으로 희소성 없이 노출된 게스트들의 신변잡기적 토크가 이어졌다. 2일 방송된 서울예대 89학번 특집 게스트로 출연한 영화감독 장항준, 장진, 배우 정웅인, 장현성은 독특하긴 했지만, 연이어 기대감을 저버린 탓인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

'놀러와'는 그동안 안정적인 유재석과 김원희의 진행으로 사랑받았으나, 방송 8년 만에 권태기를 느끼는 시청자들을 위해 특징있는 포맷 변화와 게스트 섭외에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유재석(위 사진), '놀러와' '해피투게더' 촬영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DB, MBC, KBS 제공]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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