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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2400만원. 지난해 최고 기대주였던 유창식의 자존심이 나타난 숫자다.
한화 좌완투수 유창식의 올시즌 연봉은 2400만원이다. 이는 신인이었던 지난해 연봉과 같은 금액이다. 구단에서 지난해와 같은 2400만원을 제시했고 유창식도 별다른 거부없이 받아들였다.
2400만원은 프로야구 최저 연봉이다. 하지만 지난해 2400만원과 올해 2400만원이 갖는 의미는 180도 다르다. 지난해 받은 2400만원은 프로야구 최저 연봉이기도 하지만 신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금액이기도 했다.
올시즌 연봉은 지난해 성적에 따라서 얼마든지 오를 수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계약금 7억원을 받으며 입단했지만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9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비록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유창식으로서는 분명 자존심이 상할만한 성적과 연봉이다. 더욱이 자신보다 낮은 순위로 LG에 입단한 임찬규의 연봉이 24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수직상승한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임찬규가 받는 8000만원에 비해서는 초라한 액수가 됐지만 2400만원 속에는 유창식과 그에 대한 한화의 기대감이 묻어나 있다.
프로야구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1군에서 몇 경기만 모습을 드러냈더라도 몇 백만원 가량의 연봉 상승이 뒤따른다. 실제로 1군에 2경기 나선 오준혁은 2400만원에서 2700만원으로 올랐으며 1군 출장이 전무했던 정범모도 2400만원에서 2600만원이 됐다.
유창식의 경우 승수는 기대에는 못미쳤더라도 승리투수도 됐으며 26경기에나 등판했다. 때문에 유창식이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최소한 200만원 이상의 연봉상승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2400만원이란 숫자는 몇 백만원의 인상보다 유창식의 자존심을 더욱 살린 액수라고 볼 수 있다.
유창식은 2012시즌 연봉 계약 후 "지난해 점수를 매긴다면 0점이다. 스프링캠프 때 준비를 잘해서 2012시즌에는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최저 연봉인 2400만원이란 숫자처럼 더 이상 밑질 것 없는 유창식이 올시즌 종료 후에는 2400만원이 아닌 훨씬 높아진 연봉으로 진정한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 유창식.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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