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지난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변화 관리 워크샵. 이날 일정 막바지에 스포츠멘탈과 관련한 초청강사의 강의가 펼쳐지고 있었다. 워크샵이 시작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 집중력이 흐트러질만도 했지만 의자 가장 뒷 줄에 앉은 한 선수는 이에 아랑곳 않고 강의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적고 있었다.
SK 신인 외야수 한동민이 주인공이다. 경남고-경성대를 거친 한동민은 올해부터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우투좌타로서 188cm 90kg의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다.
강의 후 만난 한동민은 강의 내용을 적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에 "프레젠테이션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적고 있는데 화면이 넘어갈 때는 허무하기도 했다"고 가볍게 웃음 지었다.
이날 한동민이 열심히 듣고 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명문구단으로 가는 길에 대한 주제로 그룹을 만들었을 때는 조장을 맡아 토론을 주도했으며 토론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직접 단상 앞에 섰다. 또 토론에서 도출된 내용인 '신인으로서 선배들에게 더욱 깍듯하게 행동하자'에 관해 같은 신인 박승욱의 도움을 받아 예를 들며 자리에 앉아있던 선수단과 프런트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동민은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선배들과 프런트 앞에서 발표한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워크샵에 대해서는 "신인끼리 모인 경우는 있었지만 모든 선배님 뿐만 아니라 프런트분들까지 모인 것은 처음이다. 가끔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워크샵동안 배울 것도 많고 그동안 몰랐던 프런트분들도 알게 됐다"며 "가끔 이런 행사가 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비록 이날 워크샵에서는 종횡무진 활약한 한동민이지만 선수는 역시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드러낼 때 가장 빛이 발한다. 현재까지 한동민의 구단 안에서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막바지가 돼서야 SK에 뽑혔기 때문이다. 한동민은 9라운드 전체 85번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또한 그의 포지션인 외야 자리는 롯데에 보상선수로 갔던 임훈까지 돌아오며 한층 더 경쟁이 치열해졌다.
하지만 드래프트 순서가 그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부상 등으로 부진하며 낮은 순번에 뽑혔지만 아마추어에서의 경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경성대 1학년 때부터 대회에서 수훈상을 받기도 했으며 3학년이던 2010년에는 대한야구협회에서 수상하는 대학우수타자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10월 파나마에서 열린 야구월드컵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한동민은 자신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 "타격에 있어서만큼은 나름 자신있다"며 "부상으로 다친 어깨 등으로 인해 수비가 약점으로 평가받는데 이를 보완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비록 현재는 드래프트 막바지에 뽑힌 가능성있는 신인 중 한 명에 불과하지만 워크샵에서 보여준 열정을 그라운드에서도 이어간다면 어느 순간 SK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한동민이 돼있을 것이다.
[SK 신인 한동민.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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