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사회에 받은 것 많으니 되돌려 줘야 한다"
SK 이만수 감독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회 환원에 대해 강조했다. 이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봉사활동을 많이 하라. 사회에 받은 것이 많으니 되돌려 줘야 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시즌 못지 않게 바쁜 시간을 보냈다. 시즌 중에는 그라운드에서 야구팬들과 호흡했지만 12월에는 인천 지역 곳곳을 다니며 각계 각층을 만나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달 13일 이 감독은 송은범, 최정과 함께 인천의료원을 방문해 환자들을 격려하고 팬 사인회를 열었다. 이 감독은 "원래는 나 혼자 가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송은범과 최정에게 같이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수락했다"며 "예전 같았으면 핑계를 대면서 뺐을텐데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지금은 내가 감독이더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시한부 인생인 환자와 보호자도 우리가 오니 정말 좋아했다. 1층에서 열리는 팬 사인회 때문에 4층에서 휠체어를 타고 로비까지 내려왔다"며 "선수들에게 '이런것이 너희들의 재능 기부다,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봉사활동을 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이나 감독이 된 지금이나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남몰래 조용히 했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
이 감독은 "미국에서는 시즌 중에 감독이 영유아 시설을 찾아가서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그 이후에 선수도 나서게 되고 매체에서도 이를 촬영하러 간다. 결국 사회 전반이 동참하게 된다"며 "예전에는 뭘 이런 것을 자랑하느냐 했는데 이제 동참을 위해서는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대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열광하는 팬들이 있다. 특히 어린 친구들의 경우에는 좋은 태도를 보이면 그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다"며 자신이 지난해 직접 겪은 일에 대해 들려줬다.
작년 부산 원정을 위해서 호텔에 묵고 있는 도중 누군가 갑자기 와서 '감독님, 혹시 저 아십니까?'라고 물었다는 것. 이 감독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잘 모릅니다'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감독의 선수 시절 사인을 받았던 학생이었다. 이 감독의 위치가 선수에서 감독으로 바뀌는 동안 그 학생도 지역에서 내로라하는 병원의 원장이 됐다.
그리고 한 명의 학생이 병원의 원장이 되는데에는 이 감독의 공도 적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그 팬은 '당시 공부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감독님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면서 '힘들지만 열심히 하라'고 한 것이 계기가 돼 의사가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선수들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봉사활동이나 말 한 마디도 팬들은 정말 좋아한다. 선수들이 이러한 부분을 실천한다면 야구의 역사와 인기도 오래 지속되고 최고 스포츠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SK가 최고의 명문구단이 되는 것이 작은 꿈"이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SK 이만수 감독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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