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민성의 스타★필(feel)] 배우 장동건은 지독한 미남이다. 1992년 데뷔 후 20년 동안 대한민국 미남의 대명사로 군림해왔다. 잘난 것은 얼굴만이 아니다. 공석과 사석을 가리지 않고 겸손하고 예의바른 매너 좋은 배우로 스캔들 하나 없이 승승장구하다가 2010년 동갑내기 배우 고소영과 결혼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1992년 MBC 공채 탤런트 21기로 연예계에 입문한 장동건은 이듬해 '우리들의 천국'을 통해 청춘 배우로 도약한 후 1994년 '마지막 승부'로 최고의 스타덤에 올랐다. 데뷔 직후부터 남녀노소가 공감하는 조각 같은 외모는 누구와도 비교를 불허했다.
그러나 배우에겐 너무 완벽한 외모는 때론 마이너스가 된다. 장동건은 작품마다 끊임없이 자신의 미모와 싸워야 했고(?) 이를 넘어선 연기력을 입증해야 했다.
선 굵고 거친 남성적 영화를 주로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장동건이 찬란한 외모를 백분 활용한 로맨스 영화에 출연한 것은 김희선과 함께 한 1997년 '패자부활전'과 배우자인 고소영과 출연한 1998년 '연풍연가' 단 2편뿐이다. 대신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년), '친구'(2001년), '2009 로스트 메모리즈'(2002), '태극기 휘날리며'(2003), '태풍'(2005년) 등 액션을 동반하는 강한 캐릭터로 모습을 드러냈다.
넓은 어깨와 슬림하고 긴 하체로 체형도 미남형인 장동건은 '해안선'과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제대로 군복 간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최근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에 출연하며 최근 일본군복, 소련군복, 독일군복 등 3개국 군복을 입으며 등장한다. '마이웨이'에서 장동건은 1940년대 일제 치하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준식 역으로 분해 일본군에 강제 징집되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노르망디까지 '남' 나라 전쟁에서 희생당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극한 상황 속에서 신념과 인간미를 잃지 않는 강인한 인물상이라는 것이 강제규 감독과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 속 김진태와 닮아있다. 일본의 오다기리 조, 중국의 판빙빙 등 아시아 대표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 영화에서 장동건은 20년 배우 내공이 집대성하며 단연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너무 기구한 운명으로 극한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오히려 변화가 적은 평면적이고 단선적인 캐릭터가 이채롭다. 이런 의연한 준식의 모습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많은 것을 보여주는 대작 영화를 위해 중도를 지킨 소신 있는 선택이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에서 탐내는 장동건. 그 이름 자체로 브랜드가 된 장동건은 완벽한 그의 얼굴만큼 완벽한 배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고 있다.
[사진 = SK플래닛 주식회사,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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