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미 때문’이라는 황정음, 꼭 솔직해야했을까? [함상범의 사각지대]

[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걸그룹 슈가 출신 황정음의 솔직한 발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황정음은 슈가 탈퇴 이유에 또 아유미를 거론했다.

황정음은 10일 방송된 KBS 2TV ‘스타 인생극장 – 황정음 편’에서 슈가 시절 기계같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탈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아유미를 언급하며 “‘아유미와 아이들이야?’라고 불만을 표했다. 사진 찍을 때도 처음에는 내가 메인이었는데 사이드로 밀려났다. 그런 것도 내가 센터인데 이해가 안됐고, TV에 나가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런 건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혼란스러웠고 그냥 하기 싫었다”라고 말했다.

위 발언에는 당시 인기를 얻은 아유미에 대한 시기심이 가득 담겨 있다. 이런 내용은 이미 많은 방송과 신문 인터뷰에서 나왔었다. 국내에서 위치가 뒤바뀐 지도 한참 됐는데 굳이 다시 꺼낼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걸그룹에 있어 인기가 한 멤버에 쏠리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아유미에게 인기가 쏠렸던 현상은 비단 슈가만의 상황은 아니었다. SES 리더 바다는 유진에게, 핑클의 이효리는 성유리에게 센터를 내준 적도 있다. 최근 아이돌도 마찬가지다. 원더걸스의 선예는 소희와 유빈에, 에프터스쿨의 가희는 유이에게 맨 앞자리를 내줬지만 이렇듯 불평하지는 않았다. 특히 카라의 박규리는 한승연과 구하라에 자리를 내줬다. 한 방송에서 MC인 이영자의 인기에 대해 불만이 없냐는 질문에 박규리는 “인기는 순서가 있고 때가 있는 법이니까, 나는 미래가 창창하니까”라며 대인의 풍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황정음이 까마득한 후배한테 배웠으면 좋겠다.

또한 아유미의 인기는 황정음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대부분 걸그룹들은 한 두명의 멤버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시크릿은 한선화 덕에 전효성과 송지은, 징거가 빛을 봤고, 카라도 처음 한승연의 활약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 이처럼 황정음 역시 아유미 덕에 각종 예능에 나가 얼굴을 알리는 기회를 얻었다. 아유미마저 인기가 없었다면 슈가라는 그룹자체가 기억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꼭 아유미에 대한 질투심을 솔직하게 드러내야만 했을까?

황정음의 발언이 전파를 타자 이를 본 시청자들은 “속이 좁다” “뒤끝 있다” 등의 반응으로 황정음을 비판했다.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는 자충수라고 할 만한 인터뷰였다. 황정음은 “정말 다행인 건 슈가라는 힘든 시절을 안 겪었으면 지금의 나는 절대 없다”며 “추위에 떤 사람일수록 태양의 따뜻함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하지 않냐. 딱 그런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유미에 대한 질투를 쏟아낸 뒤라 진정성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만약 황정음이 “아유미가 주목받아 탈퇴한 건 나의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식의 발언을 먼저 했다면 이러한 비판이 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 11일 방송분에서 황정음은 대선배 이순재로부터 “연기할 때 항상 의욕이 넘친다. 그 효과가 화면에 나오더니 오늘날 황정음이 탄생됐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렇듯 황정음은 현재 배우로서 꾸준한 상승세에 있다.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철없고 톡톡 튀는 대학생을, SBS ‘자이언트’에서는 비련의 스타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상반된 역할인데도 무리가 없었다. 이는 황정음의 재능과 노력의 산물이다.

그런 황정음이 과거에 얽매여 질투심 가득한 발언을 쏟아내, 자신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황정음. 사진 = 마이데일리 DB, KBS 2TV 방송화면]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