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LG 트윈스 안방의 희망고문이 시작됐다.
12일 모든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마치고 떠나간 자리, 잠실구장 내에 마련되어 있는 실내연습장에서 공과 미트의 강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그곳에는 LG가 송신영의 보상선수로 한화에서 데려온 나성용(24)과 2012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LG의 유니폼을 입게 된 윤지웅(23)이 김정민(42)배터리코치 지도아래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송구를 시작으로 펑고를 받아내는 훈련까지 소화하며 남들보다 늦게 가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LG는 지난 시즌 14년간 안방을 책임졌던 조인성이 FA 자격으로 SK 와이번스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주전 포수 난에 빠졌다. 특히 LG의 경우 조인성이 안방을 지키고 있었을 당시에도 백업 요원이 변변치 않아 고생을 했다. 이런 LG에게 조인성의 부재는 큰 위기로 다가왔지만, 다른 포수들에게는 커다란 기회로 찾아왔다.
12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포수라는 포지션자체가 단기간에 선수를 완성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길게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것은 꽤나 희망적이다. 신인 조윤준은 마무리 훈련에서 성과가 좋았다. 나성용도 발전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감독은 "주전 포수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은 선수 본인 의지에 따라 언제든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만큼 간절히 원하고 절박하냐에 따라 그 자리를 꿰 찰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연차와 이름값을 떠나 우리 팀의 안방 자리는 누구에나 열려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만큼이나 LG 안방마님의 자리를 두고 고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정민 배터리코치(42)다. 김 코치는 "포수들 중에 처음부터 잘했던 선수는 아무도 없다. 박경완도 신고 선수로 팀에 들어가 조범현 감독님의 지도아래 그만큼 성장했고, 진갑용과 강민호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나성용이나 조윤준은 비록 경험은 부족하지만, 아직까지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향후 미래가 밝다고 볼 수 있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나성용과 조윤준은 현재까지 미래가 있을 뿐 경험이 있는 포수들은 아니다. 그나마 LG에서 당장 1군 포수 마스크를 쓸 사람은 경험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김태군(23), 심광호(35)로 압축 된다.
김코치는 "물론 경험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을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바라 볼 것이다. 그리고 선수 개개인이 얼마만큼의 목표의식으로 얼마나 잘 따라오느냐에 따라 내 마음속의 순번을 정할 것이다. 캠프에서도 그렇고 앞으로도 선입견 없이 선수들을 지켜보겠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오는 15일에 사이판으로 떠나는 해외 전지훈련명단에 이름을 올린 포수는 심광호을 비롯해 윤상균, 나성용, 유강남(20), 조윤준 등 5명이다. 김태군은 체력테스트에서 낙제점을 받아 구리와 진주 등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몸만들기에 열중할 계획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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