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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구랍 1일 나란히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4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결국 승부는 드라마에서 갈린다"며 우선 "케이블채널 드라마를 능가하는 시청률을 올릴 것"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실제로 '케드'(케이블드라마)에 있어 종편 드라마의 출격은 가장 강력한 위협이었다. 정우성, 송일국, 채시라, 한지민, 박진희, 김혜자, 최불암, 노희경 김지우 작가, 박찬홍 PD 등 지상파 수준의 출연진과 제작진의 무게감은 케드가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
하지만 종편에 대처하는 케드의 자세는 오히려 케드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 1편만이 단 2차례 2%대 시청률을 기록한 종편 드라마에 비해 케드 화제작은 3% 시청률을 쉽사리 넘고 있다. 게다가 젊은 여성층의 수요가 높은 케드의 특성상 본방 이상으로 재방과 DMB 시청, 인터넷 다시보기 등으로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되면서 시청률 수치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파급효과와 화제성은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를 능가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케드가 종편에 대처하는 키워드는 '새로움'과 '장르물'로 요약할 수 있다. OCN은 지난해 '뱀파이어 검사' 등의 파격적인 장르물로 젊은 시청층의 선택을 받았다. '뱀파이어 검사'는 입체적인 영상미를 위해 기존 드라마가 1-2대로 촬영하는 것에 비해 한 장면을 찍는데 5대의 카메라를 동원하는 등 새로운 투자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2부작 '뱀파이어 검사'에 30억원을 쏟아부었고 연정훈, 이영아의 지상파 주연급 캐스팅도 경쟁력이 있었다. 채널CGV 'TV방자전'은 지상파에서 구현할 수 없는 과감한 러브신으로 매회 화제가 됐다.
미드(미국드라마)를 지향한 '뱀파이어 검사'의 성공은 오는 3월 부조리로 가득 찬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장르물 '히어로'로 이어진다. 양동근, 한채아의 스타 캐스팅도 주목거리. '막돼먹은 영애씨'와 더불어 장르적 실험의 선두에 섰던 '신의 퀴즈'도 시즌3로 돌아온다.
새로운 로코(로맨틱코미디)물로 20대 여성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던 tvN '꽃미남 라면가게' 열풍은 '닥치고 꽃미남밴드'로 이어진다. 다소 과장된 연기와 유치한 설정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신선한 시도로 작용했다. 16부 연속 동시간대 케이블 시청률 1위라는 성적표가 그 증거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와 '일 년에 열두 남자' '결혼의 꼼수' '노란 복수초'까지 여성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케드의 외연은 끝없이 확장되고 있다.
tvN, OCN, 채널CGV 등이 속한 CJ E&M은 올해에만 총 26편의 드라마를 제작 및 투자할 예정이다. OCN과 채널CGV는 TV무비로 대표되는 장르물, tvN은 로코물, M.net은 음악드라마로 차별화도 확실하다. 케드의 다양한 콘텐츠와 신선한 장르적 실험은 일부를 제외하고 지상파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으로 폄하되는 종편 드라마에 비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다.
['뱀파이어 검사'-'TV방자전'(위)과 '꽃미남 라면가게'. 사진제공 = OCN, 채널CGV, tvN]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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