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한동안 지상파에 철저히 외면받으면서 '죽은 장르'로 치부됐던 시트콤이 속속 부활하고 있다. 장르의 다양성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제작비 절감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1990년대 중반 MBC '남자 셋 여자 셋'의 성공에 이은 청춘시트콤의 범람, 2000년대 초반 MBC '세친구'의 인기를 좇은 성인대상 시트콤의 유행이 이어졌지만 최근 지상파에서 시트콤은 MBC '하이킥' 시리즈와 '하이킥' 시리즈의 휴지기마다 전파를 탔던 '몽땅 내사랑' '태희혜교지현이' '코끼리' 등만이 겨우 장르의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KBS와 SBS가 나란히 새 시트콤을 오랜만에 부활시키면서 시트콤 전성시대가 다시 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KBS는 4년만에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를 내놓는다. KBS 2TV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 등을 연출한 고찬수 PD의 복귀작이다. 진지한 이미지의 배우 차인표의 시트콤 도전이라는 흥밋거리가 있고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마니아층을 낳았던 배우 심혜진 이두일의 존재도 기대감을 키운다.
역시나 5년만에 시트콤을 부활시키는 SBS는 매주 금요일 방송하는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이 첫 선을 보인다. '하이킥' 시리즈를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의 신작. 충무로의 대표적인 연기파 코믹배우인 임원희와 오달수가 주연을 맡아 한석규 신하균 등 최근 충무로스타들의 잇따른 성공적인 안방극장 복귀 릴레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트콤의 부활은 아이돌과 오디션 프로그램, 막장드라마로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있는 방송가에서 시청자들이 보다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반갑다. '논스톱' '하이킥' 시리즈에서 보듯 성공적인 시트콤은 시즌제로 제작하기도 용이하고 따라서 방송사의 강력한 콘텐츠가 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치솟는 주연배우들의 몸값과 더불어 막대한 비용이 투여되는 드라마 제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얻기 위한 방송사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씁쓸한 시각도 있다.
특히 이러한 의견은 종합편성채널의 시트콤 선호와 궤를 같이하는데 파생효과에 의문부호가 붙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채널에 비해 드라마는 '왓츠업' 1편으로 한정하고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 '갈수록 기세등등' '뱀파이어 아이돌' 3편의 개국 시트콤을 동시에 출격시킨 MBN의 성적표가 긍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연 지상파의 시트콤 부활이 장르의 다양성과 안정적인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기똥차요'가 될 지 제작비 절감에 지나치게 급급한 나머지 졸속 기획이라는 오명을 쓰는 '스투피드'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선녀가 필요해' 대본 리딩 현장(위)과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 제작발표회. 사진 = 모스 컴퍼니 제공]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