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프로농구 최강팀이 원주 동부라면 젊고 강한 매력을 뽐내는 팀은 바로 안양 KGC인삼공사가 아닐까.
KGC는 '괴물 신인' 오세근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영입하고 양희종, 김태술, 김일두 등 군 복무를 마친 주력 선수들의 복귀와 지난 시즌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박찬희, 이정현이 하나로 뭉치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금도 동부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는 KGC다.
그러나 아직 너무 젊고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고비를 피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지난 11일 동부전에서 41-52로 패하며 역대 1경기 최소 득점의 굴욕을 맛본 KGC는 19일엔 울산 모비스에 70-71 1점차 석패를 당했다.
21일 KGC는 서울 SK를 맞이해 70-59로 승리했지만 승리를 얻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초반에 기선 제압을 실패한 것이 경기를 어렵게 가져가는 요인이 됐다.
난국을 타개한 건 역시 베테랑의 몫이었다. 1쿼터 중반 투입된 김성철은 3점슛 3방을 포함해 15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마크했고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 나이로 벌써 37살인 김성철은 전성기가 지난 노장 선수지만 젊은 선수들과 끊임 없이 호흡하며 멘토 역할을 놓치지 않고 있다. 젊고 강한 KGC가 맞이한 고비. 과연 그의 시선은 어떨까.
김성철은 지금 KGC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표현했다. "지금 우리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3라운드쯤 오지 않을까 했는데 조금 늦게 왔을 뿐"이라며 "수비력에 비해서 득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고비를 이겨내고 80점대 득점력을 회복하면 어느 팀도 우리를 막기 힘들 것"이라는 게 김성철의 종합적인 진단.
김성철이 먼저 언급한 선수는 양희종이었다. "(양)희종이가 어중간한 3번이지 않은가. 골고루 잘 하는 선수지만 프로에서는 슛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면서 "터프한 선수다 보니 무조건 돌파를 하려고 한다. 특히 슛과 돌파 동작이 구분이 있어 상대가 수비하기 쉽다.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주전 포인트가드인 김태술에 대해서는 "개인 기량을 믿고 자꾸 정면승부를 한다"며 19일 모비스전을 떠올렸다. "당시 양동근은 승부처에서 5점 몰아 넣었다. 그러나 (김)태술이는 시종일관 정면승부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수비가 힘들었고 승부처에서 실책을 범했다"고 기량과 더불어 요령을 갖추길 주문했다.
이번 시즌 2년차를 맞이한 박찬희와 이정현에 대해서도 "(이)정현이나 (박)찬희는 공격적으로 불리한 상황일 때, 즉 상대 수비가 자리 잡았을 때 포기해야 하는데 할 때와 안 할 때 구분을 못한다"고 지적한 뒤 "그럴수록 확률과 자신감만 떨어진다. 이제 2년차니까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무모해 보일 수 있다. 특히 정현이가 득점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이라며 무조건적인 공격은 결코 패기가 아님을 언급했다.
이어 김성철은 "오세근도 쉬운 슛을 놓치고 '형, 죄송해요'라고 한다. 경기를 하다보면 그런 경우는 있을 수 있고 좋아질 거라고 본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오세근은 1일 SK전에서 2쿼터까지 무득점에 시달리다 4쿼터에서 11점을 몰아 넣었다. 이미 프로급 기량을 갖춘 오세근이지만 아직 신인으로서 기복도 갖고 있는 것.
김성철은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다. 나도 신인일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 좀 더 득점을 올리는 게 중요했다"면서 "우리 나이 때 되돌아보면 좋은 멤버들과 같은 멤버로 뛰고 이루며 그 멤버에 속했던 자부심을 느끼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고 지난 날을 되돌아봤다.
왜 그는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일까. "정규리그에서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보다 사람들은 이 선수가 어느 때 우승 멤버였다는 걸 기억한다"는 게 김성철의 말이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10년 이상 뛸 선수들이다. 그런데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든다. 개인적인 것만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잘 보지 못한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온 뼈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KGC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개척 중인 젊은 선수들이 자신이 어렸을 때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KGC의 주축 선수들은 젊고 강하지만 아직 완숙미가 떨어져 고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그들에게 '베테랑' 김성철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사진 = 김성철(오른쪽)]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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