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최근 2년간 KIA 타이거즈 윤석민(26)과 양현종(24)이 선보인 마운드 위에서의 운명이 흥미로웠다.
윤석민은 2010년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23경기 출전해 6승 3패 3세이브 3.83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기에 윤석민의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그는 이런 우려를 종식시키듯 지난 시즌 최고의 주가를 달리며 27경기 출장해 17승 5패 1세이브 178탈삼진 2.45의 평균자책점을 보유했다. 이에 윤석민은 트리플 크라운(평균자책점·다승·탈삼진) 포함 승률 부문 1위를 수성하며 투수 4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이는 1991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현 KIA 감독)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 타이틀 획득을 이룬 것이다. 시즌 후 그는 MVP와 골든 글러브를 포함해 각종 상을 휩쓰는 저력을 선보였다.
반면, 양현종은 2010년 부진을 겪었던 윤석민과는 달리 그해 KIA에 입단 3년 만에 처음으로 1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는 팀 내 다른 투수들이 부진했음에도 홀로 승수 쌓기에 열중해 16승 4패 4.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KIA 마운드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올랐다.
많은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양현종은 2011시즌 내내 부진을 겪었다. 일정하지 않은 투구 동작과 흐트러진 신체 밸런스가 문제였다. 그는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제구력 난조를 겪었고, 150km에 육박하던 직구 스피드가 140km 초반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구속만큼이나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마저 상실한 양현종은 지난 시즌 28경기 등판해 7승 9패 6.18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2년 동안 엇갈린 운명에 놓여 있던 두 사람이 2012시즌 담금질을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차려진 스프링캠프 숙소서 동고동락을 하고 있다. 같이 방을 쓰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2012시즌 동반 상승세를 노리는 두 사람의 각오는 남다르다.
선동열 감독도 지난해 KIA 감독 취임식 당시 윤석민과 양현종은 두고 "좋은 투수들이다.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면서 "앞으로 KIA의 마운드를 이끌어 가야하는 선수들인 만큼 본인들 스스로 느끼는 책임감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들을 실력으로 보여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2010년과 2011년, 명암이 엇갈린 한해를 보냈던 윤석민과 양현종이 올 시즌 동반 상승세로 팀 마운드를 견고히 지켜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석민(왼쪽)과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