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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최재웅은 영화 '페이스메이커'에서 김명민의 동생 역을 연기했다.
선천적으로 다리에 문제가 있어 마라토너가 되지 못하고 페이스메이커로 살아가야하는 형 아래에서 동생은 외교부 직원으로 성장했다. 라면만 먹고 달린 형을 지켜보는 동생의 인생도 그리 마음 편하지는 않았을 것. 결국 형과 동생의 사이는 벌어졌다. 동생 눈에는 늘 사고만 치고 능력없는 형의 인생이 답답했을 것이다. 사채를 대신 갚아주며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는 동생의 마음도 일면 이해가 갔다.
비중은 작았지만, 사실 이 영화의 원동력은 최재웅이 연기한 주성호다. 형 만호가 달리는 이유가 곧 동생 성호였기 때문이다. 당초 성호의 직업은 외교부 직원이 아닌 요리사로 설정됐다. 달리는 형 아래에서 동생이 키워온 꿈은 요리사였던 것. 그러나 공부로 성공하길 바라는 형 때문에 외교부 시험을 보기도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꿈인 요리를 택해 조그만한 분식집을 차리는 것이 처음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성호의 비중이 줄면서, 형과 갈등이 생긴 이유도 설명이 덜 됐다. 직업도 외교부 직원으로만 그려졌다. 외교부 직원이었기에 가능했던 장면도 있었다. 바로 영화의 하이라이트 빨간 우산 신.
영국에서 달리는 형을 응원하기위해 라면을 먹다 달려온 동생은 빨간 우산을 활짝 펼쳐든다. 그 순간 관객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처음에는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았어요. 또 아역배우 친구들이 어린시절 이야기를 아주 잘 풀어줬어요. 아이들의 회상장면이 너무 귀여워서 그 장면 자체의 이질감도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 만호가 가지고 있었던 상황과도 잘 맞물리는 장면이었죠"
최재웅은 바로 이 장면을 위해 영국까지 달려갔다. 김명민과 고아라 등 다른 배우들은 영국에서 촬영하느라 바빴지만 그에게 주어진 것은 빨간우산 한 장면.
"영국에서는 줄곧 비가 많이 와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어요.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런던 마라톤을 촬영해야했기에 촬영일정이 무척 빡빡했어요. 거기다 비까지 왔으니 대기시간이 길어졌죠. 단 한 장면이긴 했지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마라톤에 집중된 영화라 혼자 겉돌까 걱정도 했다지만, 최재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얻은 수확에 대해서도 줄줄이 입을 열었다.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인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중 어느 것을 하고 있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잘 하는지 모르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죠. 예고출신에 연극영화과를 나왔는데 동창들 중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는 이들도 있어요. 그런 애들은 '왜 내가 좋아하는 일 안하고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하죠. 그에 반해 전, 행복한 거죠"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끝낸 그는 현재 뮤지컬 '광화문 연가' 연습에 한창이다. 2월 공연을 올리고 난 뒤에는 잠깐의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재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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